어느 순간부터인지 기억할 수 없지만 팔의 작은 움직임에도 어깨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과거 어느 시점에서 어깨의 과도한 사용으로 몸의 균형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평소 마음대로 어깨를 움직일 때는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내 어깨를 통증이 느껴지면서 그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통증 없이 어깨가 주던 자유를 그리워하게 된다. 어찌 보면 통증을 느끼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마비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아픔이라는 것이 그런 면에서 좋은 역할도 한다고 볼 수 있다.
늘 같은 상황에서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면 고통 아래서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마비되었거나 죽었다는 뜻 일 테니 말이다. 봄이 오는 길목을 겨울이 아무리 점령했다고 해도 봄은 살랑거리는 바람으로 쉽게 넘어온다.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나른함이 섞여 있다.
양지 바른 곳에서는 꽃망울이 움트는 수선스러움이 시작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일상의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그냥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 봄 속으로 나가서 겨울의 무거운 템포를 떨쳐버리고 봄처럼 가볍게 걷어 보면, 비록 어깨는 무겁고 아프지만 마음은 봄처럼 가볍게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