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성세(虛張聲勢)라는 말은 실력이나 실속이 없으면서 허세를 부리는 것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더 자세하게 말한다면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는 비어있는 외화내빈의 모양새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양의 고전 사마천의 『사기』 권63 노자/한비열전(老子/韓非列傳)에는 “똑똑한 상인은 좋은 물건을 깊이 감추어 남에게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이해가 되지를 않기도 하지만 자세하게 생각해 보면 정말 아끼는 귀한 물건을 자주 남에게 자랑을 한다면 내 것을 빼앗길 수도 있으니,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진실로 소중한 것이 있다면 밖으로 내돌리지 않는다는 뜻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구절은 공자가 노자를 찾아가서 예(禮)에 대하여 물었을 때 노자의 대답한 말에서 나온 것인데, 이때 노자는 공자에게 이렇게 말하는데 “당신이 지금 주장하는 요순 같은 성현의 예(禮)를 말한 사람의 뼈는 모두 썩어 없어졌고 오직 그들의 말만 남아 있을 뿐이오. 진짜 훌륭한 상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물건은 꼭꼭 감추고 남에게 안 보여준다고 들었고, 진짜 훌륭한 인격과 학식을 가진 지식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어수룩한 사람처럼 하며 자신의 능력을 함부로 보이지 않는다고 들었소.” 라고 반전으로 표현할 만한 조언을 하게 된다.
여기서 노자는 세상을 구제하겠다고 돌아다니고 있던 공자에게 진솔한 충고의 의미로 따끔한 일침을 가한 말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때로는 나서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 세상을 피하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여 자신을 과장되게 포장하여 허세를 부리는 시대가 되었고, 유유상종이라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사는지 부모의 직업이 무엇이며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며 형편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어울린다고 하여, 왕따가 되지 않고 부유한 아이들과 어울리려고 허세를 부려야 하는 사회적 병폐가, 순수해야할 아이들에게 악영향이 되고 있는 현실이 불편하다.
그러나 허세를 부리는 것은 언젠가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로 인해서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데,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너무도 치중한 나머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을 알리는 면에서도 어떤 차를 타고 다니는지 아니면 어떤 옷을 입고 다니는가에 대한 이미지도 현실적으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이는 것 같다. 그리고 권력을 가진 사람과 친하다는 것을 빌미로 없는 사람의 등을 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니 겉으로 보이는 것에 너무도 치중하고 있는 현실에서 진실로 무엇을 감춰야 하는지를 떠올려야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좋은 것을 너무 밝히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진정한 나를 잃어버릴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떠올려야 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자신의 능력을 과장되게 표현하거나 사회적 지위를 부풀려 알렸다면 이제는 겸손하게 감추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잇다는 것을 노자는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선거가 임박해 오면서 출마자들의 경력과 역량을 과대하게 포장하고 하나의 전략으로 허장성세를 펼치며, 여론을 압도하려고 덧을 놓고 발버둥을 치며 무진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아끼는 것이 있다면 때로는 감추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버리고 정말 인자하고 품격 있는 인물이 올바로 뽑혀서 버리는 것이 얻는 것이라는 진리를 실천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