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甲의 부친은 사업실패로 채권자들로부터 빚 독촉을 받아 오던 중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甲은 자신의 능력으로는 부친의 채무를 도저히 갚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 상속은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개시하며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일신에 전속한 권리를 제외하고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의무를 승계합니다(민법 제1005조).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부모의 사망과 동시에 자식들은 상속인이 되어 부모명의의 부동산이나, 은행예금 등의 적극적 재산은 물론 채무도 상속받게 되는 것입니다. ?민법?은 상속에 의한 권리·의무의 당연승계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이를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상속인에게 권리 취득 또는 불이익을 강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 사안처럼 적극적 재산보다 소극적 재산(채무)이 더 많아 자식들이 상속받기를 부담스러워 할 경우,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피상속인의 최후 주소지 관할 법원에 ‘상속포기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를 하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의 승계가 부인되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아집니다. 따라서 일단 상속을 포기한 후에는 이를 다시 취소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판례에 따르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라 함은 상속개시의 원인되는 사실의 발생을 앎으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속재산과 채무가 있음을 안 날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1986.4.22, 자, 86스10, 결정).
또 다른 방법으로는 상속인이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를 ‘한정승인’이라고 하는데,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법원에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여야 효력이 발생합니다(민법 제1028조, 제 1030조).
또한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민법 제1026조 제1호 및 제2호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 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특별한정승인).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경우 상속재산 중 이미 처분한 재산이 있는 때에는 그 목록과 가액을 함께 제출하여야 합니다(민법 제1030조 제2항).
따라서 위 사안에서 甲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조속히 관할법원에 상속포기신고 또는 한정승인신고를 함으로써 상속채무에 대한 면책을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 또는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26조 제3호).
김제동 / 변호사 (변호사 김제동법률사무소), 포천신문 자문위원 (031-829-9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