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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깊은 사람들=이보용] 시인 푸슈킨이 맹인 걸인에게 써준 글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입력 : 2014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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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아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의 너무나 유명한 시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일화입니다.

그는 모스크바 광장에서 한 소경걸인을 발견했습니다. 한겨울인데도 걸인은 얇은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광장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다가 사람들의 발소리가 나면 “한 푼 줍쇼,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하면서 구걸을 했습니다.

그의 모습은 가련했지만 모스크바에 그런 걸인은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그에게 특별히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푸슈킨만은 줄곧 그를 주의 깊게 지켜보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 역시 가난한 형편이라 그대에게 줄 돈은 없소. 대신 글씨 몇 자를 써서 주겠소. 그걸 몸에 붙이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 거요.”

푸슈킨은 종이 한 장에 글씨를 써서 거지에게 주고 사라졌습니다. 며칠 후, 푸슈킨은 친구와 함께 다시 모스크바 광장에 나갔는데 그 걸인이 어떻게 알았는지 불쑥 손을 내밀어 그의 다리를 붙잡았습니다.

“나리, 목소리를 들으니 며칠 전 저에게 글씨를 써준 분이 맞군요. 하나님이 도와서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나게 해주셨나 봅니다. 그 종이를 붙였더니 그날부터 깡통에 많은 돈이 쌓였습니다.” 푸슈킨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습니다. 친구와 그 소경걸인이 물었습니다. “그날 써준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요?”, “별거 아닙니다. ‘겨울이 왔으니 봄도 멀지 않으리!’라 썼습니다.”  사람들은 이 걸인을 보고 느꼈을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처참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봄을 기다리는 이 사람은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이보용 /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전 서울 창덕여고 교장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입력 : 2014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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