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조 때의 문신으로 벼슬을 접고서야 겨를이 났다는 말을 할 정도로 치열한 삶을 살아야 했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유배기간 18년 동안 500여권이 넘는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를 남겨 백성의 눈으로 세상을 개혁 하고자 했고, 특히 목민심서(牧民心書)에는 썩은 관료사회를 개혁하고자 했던 진솔한 마음마저 담겨 있다.
그가 백성을 편하게 보살펴 주려는 마음은 있으나 몸소 행할 수 없는 현실과의 괴리 속에서 겪어야 하는 애절함이 있으며, 목민이란 백성을 주인으로 모시고 그들의 편의와 이익만을 위해서 노력하고 호랑이나 승냥이로부터 어린 것을 보호하듯, 무도한 토호들이나 힘센 폭력배로부터 백성을 보호 하는 일은 관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또한 다산의 벼슬살이에 대한 소신을 알아보면, 고위 관료는 도를 행하는데 주력해야 하지만 도를 행하지 못한다면 물러나는 것이 옳고, 만약 집이 가난 하여 벼슬을 그만 둘 수 없다면 높은 직위를 사양하고 외직이나 미간말직에서 일하며 굶주림과 추위를 면하는데 만족 하고 살아야 한다는 율곡 이이의 주장에 찬동하기도 했다.
저서 중에 목민심서는 총 12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은 다시 6조로 세분되어 있고, 각 편은 다시 6조로 세분되어 있으며 각 편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임(赴任) 편에는 목민관으로 발령을 받고 고을로 부임할 때부터 검소한 복장을 해야 하며, 백성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나라에서 주는 비용 외에는 한 푼도 백성의 돈을 받아서는 안 되며, 일을 처리할 때는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해야하고, 아랫사람들이 백성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도록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율기(律己)편에는 목민관은 몸가짐을 절도 있게 하여 백성을 너그럽게 대하고, 원칙을 지켜 위엄을 갖추어 청렴결백하여 청탁을 받지 않고, 언제나 검소해야하며 형제나 친척의 방문은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봉공(奉公)편에는 법을 잘 지키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데 힘써야 하며, 문서는 정해진 기간 내에 완벽하게 처리하며, 공납과 같은 세금을 공정하게 징수해서 아전들이 부정을 저지르지 않도록 단속해야 하고, 외국 선박이 표류해온 경우는 예의를 갖춰 잘 보살피며 좋은 점은 보고 배워야 하며 백성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애민(愛民)편은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목민관은 노인을 공경하고 부상한 백성을 보살펴야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야 하는데, 홀아비와 과부를 재혼 시키는 일에 힘쓰고 백성을 위로하고 구호하는 데 힘써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전(吏典)편부터 공전(工典)편까지는 각 방의 세부업무에 관해 설명한 부분인데, 아랫사람을 은혜로 대하고 법으로 단속하며, 학문이 뛰어나도 아전을 단속할 줄 모르면 백성을 다스릴 수 없으니 인재를 잘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할 줄 알아야 한다.
호전(戶典)편에서는 세금을 거두는 일은 공정해야하니 원활한 조세업무를 위해서 호적을 정비하고 부정방지에 힘쓰고, 권농과 백성의 세금을 덜어주고 부역을 적게 하여 토지개척을 장려하는 것이다.
예전(禮典)편에서는 제사와 손님 접대, 교육, 신분제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교육을 장려하고 과거공부를 권장하여 인재를 양성하여, 문란해진 신분제도를 바로잡는 일도 목민관이 해야 할 일이다.
병전(兵典)편에서는 군대를 키우고 잘 훈련하여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는데, 군대에 가는 대신 옷감을 내고 면제 받는 부정을 가려내어 가난한 백성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외적의 침입이 있을 때에는 목숨을 걸고 지방을 지켜야 한다.
형전(刑典)편에서는 재판과 죄인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고, 공전(工典)편에서는 산림과 수리시설, 환경미화 등에 대해 말하고 있고 진황(賑荒)편에서는 재해가 났을 때를 대비해 준비해야 할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해관(解官)편에서는 목민관이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날 때와 그 이후의 일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 벼슬에 연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며 떠날 때 많은 재물을 가지고 가는 것도 선비가 할 일이 아니요, 백성들이 목민관이 떠나는 것을 슬퍼하고 길을 막아선다면 훌륭한 목민관이었고, 만약 오랜 병으로 눕게 되면 거처를 옮겨서 공무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하며, 뒤에라도 백성들이 내는 돈을 받지 않도록 미리 유언으로 명령해 두어야 한다. 송덕비(頌德碑)나 선정비(善政碑)는 죽은 이후에 세워야 하는 것으로 살아 있을 때 세우는 것은 예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목민심서’는 지방 수령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해야 할 일을 자세하게 정리해 놓은 지침서로, 세월이 지나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여 현시대를 살아가는 관리들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