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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북한의 핵 보유 선언 ”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

포천문화원장 이만구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5년 02월 24일


북한은 지난 2월1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하여 『 6자 회담 참가 무기한 중단 』 및 『 핵 무기 보유 』를 공식선언 했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핵무기 보유를 공식 언급하고 6자 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 한다고 선언함에 따라 관련 당사국들의 외교적 행보가 몹시 빨라지는 한편 북한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번 발표를 놓고 협상을 앞둔 북한이 언제나 그래 왔듯이 협상용 벼랑 끝 전술일 테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낙관론부터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비관론까지 뒤엉켜 몹시 혼란스럽다. 관련 국가들의 당국자나 북한 전문가들도 북의 진의 파악에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북한 핵 문제는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며, 또한 전문가들이 예상해 온 세 가지 선택중 북한이 최 강수를 선택했음을 의심 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북 핵 문제는 이제 한국을 비롯한 5개국의 태도 특히 미국의 대응에 따라 그 양상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북한이 선택 가능한 세 가지 시나리오란, 첫째는 북한이 체제보장, 경제적지원등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핵 동결에 합의함으로써, 일단 급한 위기는 넘기는 제일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둘째는 파국만은 피하면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시간을 좀 더 끄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핵 개발이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여타 당사국들이 무한정 방치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셋째는 정면 돌파 시나리오로써 북한이 외부의 압박을 뿌리치고 공식 선언을 통해 공개적으로 핵보유국이 되는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2기 부시 정부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6자 회담 불참 선언을 하는 것은 회담용 카드로 그렇다 하더라도 처음 언급한 『핵무기 보유선언』은 그냥 넘어 갈 사안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서 북한의 핵 관련 주요 일지를 살펴보면 1965년 영변에 구 소련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한 이후 1985년에 NPT(핵 확산 금지조약)에 서명하였으나, 그 후 미국은 북한이 비밀리에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계속 주장해 왔으며, 1994년 미국이 중유를 제공하고 2기의 경수로 건설을 지원하는 대신 북한은 무기 개발이 의심되는 핵 프로그램의 동결 합의를 체결했다. 

그러나 2001년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미국은 2002년 11월 대북 중유 공급을 중단하였으며, 같은 해 12월 북한은 IAEA 요원을 추방하고, 2003년 3월에는 NPT에서 탈퇴하더니 드디어 지난 2월10일에는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북한이 정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인지? 만약 보유하고 있다면 어느 수준인지? 또한 만드는 중이라면 실제로 위협적인 핵무기로 개발하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이 2월10일자 성명에서 『핵 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재 가동중인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추출, 재처리 하거나 CTBT(전면 핵 실험 금지조약)에도 불구하고 핵 실험을 공개적으로 실시하는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 핵 문제를 더 이상 외교의 영역에만 묶어 두기에는 한계점에 다 달았음을 우리는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한국전쟁 이후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안보의 위협 요소이기 때문이다.

2004년도 국방 백서에서 밝혀진 남ㆍ북한의 군사력 비교에 의하면 병력이 남한 68만1천명인데 반하여 북한은 1백17만명, 지상 장비로 전차와 장갑차가 남한 4천7백대, 북한 5천8백대, 야포 등이 남한 5천3백여문, 북한 1만3천5백여문, 해상 전력은 남한이 1백70여척, 북한이 4백90여척 공군 전력은 남한 1천4백90여대, 북한이 1천7백여대, 예비 병력이 남한 3백4만 여명인데 반하여 북한이 7백70여만명으로 단순 숫자 비교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외 하고도 훨씬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다 핵무기까지 보유했다면 가히 위협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하지도 않았고 실제 핵무기를 외부에 공개하지도 않았으며, 그저 “말”만 있는 상태인 것이다. 만약 북한이 어떤 방법으로든지 핵무기를 갖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 준다면 한반도의 힘의 균형이 북한 쪽으로 급속히 기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핵을 가진 북한은 사실상 한반도 전체를 인질로 삼는 “벼랑 끝 전술”을 펼 수도 있으며,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 앞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녀야하는 상황이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정부의 대북 군사적 억지력이 무력화됨은 물론 경제력등 국력의 상대적 우위가 핵 위협 앞에 힘을 잃을 가능성을 우리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 우리도 늦었지만 핵무기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그러나 한반도의 비핵화를 정부의 꾸준한 정책기조로 삼고 있는 만큼 우리가 핵 개발에 나서는 것은 비합리적일 뿐 아니라 아마도 이는 미국에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핵 개발을 서두르면 일본과 대만은 자기네들도 핵을 개발하겠다고 서두를 것이며, 이 같은 “핵 개발 도미노현상”은 미국이 제일 염려하는 상황으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의식한 미국은 지난 2월15일 한반도의 비핵화를 3대 원칙중 하나로 서둘러 강조 선언한 바 있다.

지금 세계적으로 핵 보유가 공인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등 5개국이나 이들 소위 핵클럽 5개국은 NPT를 통하여 지난 30여년간 추가로 핵보유국이 등장하는 것을 철저히 막아왔다.

이 5개국 외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90년대 후반 핵 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등록하려 했지만 국제 사회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는 군사ㆍ외교적 측면에서 실로 막강한 것이다. “전략적 파괴력과 억지력”을 갖춘 국가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고 그만큼 국제적인 위상이 달라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핵무기는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주변국에 엄청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북한의 언급을 협상용 카드로만 단정 짓는 나머지 애써 무시하거나 과소평가 해서도 안 될 것이며, 그렇다고 실증도 없는 이 마당에 북한의 말만 믿고 핵 능력을 과대평가해서 불안만 조성하는 행위도 결코 바람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서 일반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과 혼란을 막기 위해서도 북한의 핵 무장 능력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평가는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북한 핵 능력의 많은 부분들이 공개 되어야 할 것이며 정부의 대응 방안도 분명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정부는 2004년도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 된다”고 언급한 이상 북한 핵 능력의 실체 파악과 평가 그리고 북한 핵 폐기를 위한 노력에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핵 폐기를 종용하기 위하여 미국을 비롯한 관계 당사국들의 경제적, 외교적 압박 수위는 점점 그 강도가 높아질 것이며, 이런 와중에서 한반도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한편으로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외교적 도전이요 시련이 될 것이다.

남북 교류 협력과 북한 핵의 폐기 노력을 적절하게 연계하는 것도 통일 안보 분야의 중요한 정책과제로 대두 돼야 할 것이며, 북한 핵에 대응한 군사 안보적 측면에서의 방위 태세를 확립하는 것도 우리의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사실이라면 핵이 있는 북한과 핵이 없는 남한이라는 힘의 불균형과 불리한 전략적 위치에서 “핵이 있는 한ㆍ미 양국” 대 “핵 보유 북한”이라는 대칭적이고 안정적인 억지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이제 한반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 문제로 한국의 전략적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는 현실적 토대 위에서 한반도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치밀하고도 확실한 대응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5년 0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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