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탐구 8] 포천고등학교 교사 오병인

1985년 포천종합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입문해 만 20년째 포천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는 포천고등학교 일본어 담당 오병인(42·사진)교사는 지난 16일 대진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해 학사 학위가 두 개가 되었다.

오 교사는 지난해 포천종합고등학교와 포천고등학교의 학교명 변경에 따른 토론회에서 교명반대에 적극 나서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오 교사는 “교명변경에 대한 반대보다는 교명변경을 주장하는 문건에 성 차별적인 문구들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고 한다. 그중에서 여학생은 남편 잘 만나 결혼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문구 등은 교명개명 보다도 더 큰 문제로 다가온 게 사실이라는 것이다.

포천초등학교와 포천여자중학교, 포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명대학교 일본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85년3월1일부터 94년2월28일까지 포천종합고등학교, 94년3월1일부터 97년2월28일까지 일동종합고등학교, 97년3월1일부터 현재까지 포천고등학교 등 오직 고향인 포천에서만 근무하고 있는 오 교사는 2001년 대학에 다시 입학했다.

대진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지난 16일 졸업한 오 교사는 일본어 과목을 담당하다보니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을 기회가 없었는데 ‘3학년 담임 여성비율 제고’라는 측면에서 2000년도에 고3을 맡게 됐다. 3학년 담임을 맡게 되자 자연스럽게 밤 11시까지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생활하게 됐다.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시간을 활용해 오 교사는 고3 수험생들과 본격적인 입시공부를 시작했다.

드디어 2001년 대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합격해 지난 16일 영예의 졸업장을 받게 되었다.

오 교사는 대학 4년을 다시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면서 무엇보다도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역시 학생들을 이해하고 학생들의 진로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했을 때다.

대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자 고등학생들과의 이해의 폭이 넓어져 의사소통이 자유롭게 되었다. 결국 자연스럽게 진로에 따른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교육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학생들의 이해 속도도 빨랐다.

오 교사는 학생들에게 “먼저 교사가 열심히 사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교육철학으로 삼아 매사에 열심히 노력했다. 특히 운동장 사용이 없는 오후5시 이후에 운동장에서 요가를 연습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 교사는 또 매번 독서하는 모습과 책을 잘 보이도록 교탁 위에 두곤 한다. 이것은 학생들에게 교사가 무슨 책을 읽는지를 알려줌과 동시에 그 책 제목이라도 기억하고 서점에서 그 책을 만나게 되면 반갑고 읽어보고 싶은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다.

오 교사는 최근 각 학교마다 졸업식을 가졌는데 이 졸업식 진행에 대해서는 도무지 불만이 많다고 한다. 왜냐하면 언제나 변하지 않는 것이 졸업식 진행인데 학생들은 몇 시간씩 얌전히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한다.

졸업식의 주인공은 학생들이어야 한다. 학부모나 지역의 지도자들을 위한 졸업식이 되어서는 안된다는데 오 교사의 주장이다.

특히 수상자들은 전체 학생의 1/3에 불과하다. 나머지 2/3는 방관자다. 아무 상도 받지 못한채 몇 시간씩 앉아 있어야 하는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다. 졸업식 진행방법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오 교사는 학교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여학생이 100명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수는 태부족인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어 과목은 경기도교육청 지정과목이다. 수능과목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수업시간이 자유롭고 보다 활기찬 수업이 될 수 있도록 오 교사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본다. 그러나 흥미를 유발하고 막상 수업에 들어가면 학생들의 반응이 시들해진다. 그렇게 급한 과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오 교사는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방법을 시도한다. 일본어 시간에는 “이 시간을 즐겁게”라는 구호아래 일본에서 불고 한류열풍에 대해 설명하고 한·일 간의 과거사를 설명해주고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잘못표기되고 있는 한글 등 다양한 설명이 이어진다.

늘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교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오 교사는 꿈이 있다. 그것은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대안학교를 세워 자기 색깔이 없어 소외 되어 가는 학생들에게 각자의 색깔을 심어주고 싶어서이다.

2005년 3학년이 되는 포천고등학생들에게 고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농어촌특별전형에 관한 문제다. 포천군이 시로 승격되면서 포천고등학교는 농어촌특별전형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포천군이던 2003년10월19일 이전에 입학한 학생들은 농어촌특별전형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들 3학년 학생의 부모가 부득이하여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군에서 시로 이사를 한 결과가 되고 만다. 따라서 기존 주소지에서는 농어촌특별전형 대상이 되었지만 이사를 하게 되면 농어촌특별전형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현재 3학년 전체를 농어촌특별전형 대상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판단은 각 대학의 재량권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는 데서 문제는 복잡해진다.

오 교사는 이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하여 학생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농어촌특별전형으로 학교에 입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