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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칼럼] 심하게 간섭하면 민심이 떠난다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3년 11월 07일
↑↑ 이희용 칼럼니스트, 포천신문 자문위원
ⓒ (주)포천신문사
세상을 살다보면 일을 서두르다 오히려 그르치는 경우를 우리주변에서 흔히 목격하기도 하는데, 너무 급하여 일을 망치는 사례는 정치를 비롯한 경제적인 문제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교육계를 돌아보아도 모두 조급증에 걸려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한국인의 서두르는 습관을 일컬어 ‘빨리 빨리’라는 말로 응대하는 외국인의 자연스런 모습을 볼 때면, 우리가 안에서나 밖에서나 얼마나 서두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서둘러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의 본래 의미의 시작은 긍정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악습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계절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기후 때문에, 농사일을 하면서 계절마다 제때에 서둘러 일을 하지 않으면 온전한 수확을 거둬들일 수 없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지 너무 서두르거나 순리에 어긋난 간섭을 하고 지나치게 규제를 가할 경우, 결국에는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해를 줄 수 있다고 하는 교훈이 담겨있는 고사로는 『맹자』의 「공손추」에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는 기록이 있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옛날 송(宋)나라에 한 어리석은 농부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자기 논에 모를 심어 놓고, 다른 논의 것보다 늦게 자라는 것 같은 조급증에,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논으로 달려가 모가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벼가 너무 더디게 자라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논으로 나간 농부는 초조한 마음에 벼가 빨리 자라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모한포기를 잡아 살짝 뽑아놓았더니, 금세 모가 한결 커진 것처럼 보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기를 쓰며 모포기를 뽑았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농부는 식구들에게 하루 종일 우리논의 모를 키워 주느라 너무 열심히 일을 하여 기운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 말에 의아하며 깜짝 놀란 아들이 다음날 아침 급하게 논으로 달려가 보니 심어놓은 모들이 땅에서 뽑혀서 이미 말라죽어 있었다.”

이 일화는 조묘장(助苗長), 묘즉고(苗則槁)라는 구절의 경고의 의미로 모를 억지로 자라게 하면 모는 말라버리고 만다는 말이다, 무슨 일이든 규칙에 순응하지 않고 급하게 일을 이루기 위해 지나치게 속도를 내는 데만 연연하면, 오히려 일을 더 그르칠 수 있다는 말이니 억지로 도와준다는 뜻인 조장(助長)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글의 내면에는 벌써 오래전에 군주가 백성을 다스릴 때 자신의 생각이나 고집을 너무도 강조한 까닭에 지나친 간섭과 규제만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면 폭정에 시달리는 백성의 마음은 반드시 군주로부터 떠나게 된다는 의미심장한 뜻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주변의 상황은 어떠한가? 경제적으로는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임기응변으로 급하게 성장을 추구하려는 정책적인 모순에 빠져, 오히려 실물경제는 퇴보하여 서민들의 삶은 도탄에 빠지고 있으며, 지나친 규제로 인하여 기업들이 몸부림을 치는데 법을 만드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특히 중앙 정부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그 지방의 행정사무를 자치를 통하여 자율적으로 처리한다는 취지의 지방자치는, 그 옛날 군주보다도 더한 자기 고집이나 전시행정을 강하게 밀어부처서 민심이 떠나고 있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개발하고 내실 있는 긴 시간을 노력 해야만 올바른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교육정책도,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의 힘으로 무리하게 성적만 올리면 된다는 식으로 학생들의 서열을 조장하는 형태는, 기다리지 않고 억지로 싹을 뽑아서 강제로 곡식을 조장하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겠다.

농사를 전혀 모르더라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자기만 살겠다고 욕심을 부리거나 권력만을 휘두르며 백성을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다스리는 오만한 폭정의 결과는, 그 종말이 너무도 비참했던 모습을 우리는 보아왔다.

그러므로 작은 권력이라도 많은 사람과 상의하지 않고 재물의 냄새만을 맡고 눈앞에서 아부하는 소리에만 귀를 기울인다면, 그 결과가 다른 사람 눈에는 선하게 나타나지만 자기 스스로는 보이지 않아 모르게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곡식을 심었으면 그 것이 뿌리를 튼튼히 내릴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만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니, 진정한 농사는 작물이 스스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라 할 것이다.

이는 정치인이 시민들에게 자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정책을 입안해야 하는 것이나, 공부가 뿌리도 내리기 전에 조급하게 오만가지 간섭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보면서 강제로 키우려 하지 말고, 순리를 거스르지 않아야 원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억지로 싹을 키우려다 농사를 망친 ‘발묘조장’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치나 교육이나 경제나 다를 것이 없이 너무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여 지친 민심을 추스르는 따뜻함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이 희 용
문화평론가, 향토사연구가, 대진대학교 박사과정원우회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이사, 전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수능시험장유치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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