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甲은 乙과 서울시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6개월 정도 동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乙이 평소 낭비벽이 심하고, 성격차이로 인해 다툼이 잦아지자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 甲은 이직 문제로 가족관계등록부를 열람하였는데 뜻밖에도 乙과 헤어진 후 혼인신고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 경우 혼인신고를 무효로 할 수 있나요?
답 : 혼인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혼인의 합의는 혼인신고를 할 당시에도 존재하여야 합니다(대법원 1996. 6. 28. 선고 94므1089 판결). 따라서 사실혼이 해소된 후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의 승낙 없이 자기 마음대로 혼인신고를 하였다면 그 혼인은 무효에 해당합니다(대법원 1986. 7. 22. 선고 86므41 판결).
다만, 대법원은 “혼인의 합의란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하에서는 법률상 유효한 혼인을 성립하게 하는 합의를 말하는 것이므로 비록 사실혼관계에 있는 당사자 일방이 혼인신고를 한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혼인의사가 결여되었다고 인정되는 한 그 혼인은 무효라 할 것이나, 상대방의 혼인의사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혼인의 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사실혼관계를 형성시킨 상대방의 행위에 기초하여 그 혼인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반대되는 사정, 즉 혼인의사를 명백히 철회하였다거나 당사자 사이에 사실혼관계를 해소하기로 합의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혼인을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므1329 판결)라고 하였습니다.
위 사안의 경우 사실혼이 해소가 된 상태에서 甲의 의사와 상관없이 乙에 의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혼인신고는 무효라고 할 것입니다. 甲은 가정법원에 혼인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후 1개월 이내에 판결문등본과 확정증명서를 첨부하여, 시(구)·읍·면의 장에게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을 신청하면 될 것입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7조).
참고로 위와 같이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이 되더라도 정정사유 등이 기록되어 있는 등록부를 그대로 존치하여 공시하는 것은 이해관계인에게 부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사자 사이에 혼인(입양)의사의 합의가 없음을 원인(「민법」제815조제1호, 제883조제1호)으로 하는 혼인(입양)무효판결에 의한 등록부정정신청으로 해당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된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하여 당해 등록부를 재작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원 등록부는 발급받을 수 없도록 하여 개인의 부당한 사생활 또는 인권침해를 방지토록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가족관계등록예규 제41호).
김제동 / 변호사 (변호사 김제동법률사무소), 포천신문 자문위원 (031-829-9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