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를 말한다 17]신북면 삼정2리 이장 최봉배

“산간오지란 표현도 무색하지는 않을 겁니다”

신북면에 위치해 포천시내에서 가깝다고는 여겨지겠지만 초행길로 삼정2리를 찾아가기란 제법 쉽지만은 않다.

343호선 지방도를 따라가다 허브아일랜드 조금 못 미치는 곳에서 갈월 2리 표석을 보고 오른 후, 갈월 2리 마을회관에서 우측으로 좁은 1차선정도의 길을 따라 굽이굽이 승용차로 10여분 들어가면 몇 채의 민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작은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나라의 큰 난이 있었을 때 삼정승이 피신한 곳이라 해서 삼정리라 불린다는 이 마을에서 8년째 이장 일을 맡고 있는 최봉배（48·사진） 이장으로부터 삼정 2리에 대해 들어보았다.

삼정 2리는 28세대 78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다.

그중 20세대는 원주민이고 나머지는 외부 정착민이나 작가들이 농사나 작품활동을 위해 이주한 것이란다.

“마을인구의 대부분이 노인층이라 자의반 타의반 섞여 이장 일을 오랫동안 보게됐다”는 최 이장은 젊은층이 없는 마을의 현실을 개탄한다.

최 이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을 인구 유입이 급선무라고 밝힌다.

“마을 구성원들이 대부분 노인층에다 마을 진입로가 좁아 대중교통 등 차량의 통행이 불편해 외지인들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는 것이다.

최 이장은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마을 교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마을진입도로의 확·포장의 대안이다”며 “현재 1차선의 도로를 2차선으로 포장해야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일단 마을 도로문제 해결 후 주민들을 위한 농어촌공영버스노선 연계 등 사람들이 왕래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로포장으로 마을발전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삼정 2리의 경제활동은 주로 농업으로 이루어진다.

최 이장은 “예전에는 잣 농사를 많이 지었었지만, 최근에는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농업에 종사한다”며 “그나마 대부분이 65세 이상의 고령층이어서 경제적인 농업은 사실상 어렵다”고 마을 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최 이장은 마을의 주 동맥이 될 도로 건설 후 마을 발전의 비전은 충분히 있다는 입장이다.

“마을의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공기가 맑아 작가나 외부인 몇이 들어와 작품활동 등을 펼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며 “자연환경을 이용한 주민유입의 가능성도 점쳐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을안쪽에 청산식물원이 몇 년 후 개관을 목표로 관광객을 유입시킬 준비를 하고 있어 마을 발전에 도움될 수 있는 방향으로 주민들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정 2리의 마을 조직으로는 노인회가 있다.

최 이장은 “다른 마을처럼 청년회나 작목반 등을 조직하고 싶지만 마을 여건상 어렵고 주로 노인들이 주축이 된 노인회가 활성화 돼 있다”며 “마을일의 많은 부분을 노인들과 상의해 결정하는 등 주민화합의 주축이기도 하다”고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주민들은 대보름놀이와 풀베기, 마을 정기총회 등을 통해 주민화합을 도모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이장은 “삼정 2리는 교통도 불편하고 마을인원도 별로 없고, 아직은 자랑할 것이 많지 않지만, 시골의 넉넉함만은 남아있는 곳이다”며 삼정 2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