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혜 승 보문정사 주지
몇 달 전에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이혼을 생각하고 찾아온 여성이 있었다.
사연인즉 남편이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하고는 매일 술만 먹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다 성격마저 난폭해져 욕설과 폭행까지 한다고 하니 도저히 참을 수도 없고 같이 살 수도 없다는 것이다. 사연이 하도 딱해서 “어쩔 수 없다면 뜻대로 하셔야지요.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방법입니까?” 되물었더니 “제일 좋은 방법이야 남편이 바뀌는 것인데 그게 이제는 안 될 것 같습니다”고 한다.
"그럼 미련 갖지 말고 이혼 하십시오. 하지만 이혼을 하게 되면 반듯이 악업이 따르니 그 악업이 따르지 않도록 100일간만 남편에게 잘해주고 이혼을 하십시오. 아무리 못해도 야단치지 말고 왕 모시듯 잘 섬긴 후에 이혼을 하면 큰 업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고 말해 돌려보냈다.
그런데 며칠 전 그 부부가 함께 찾아와 나에게 큰 절을 하면서 하는 말이 “아무런 한도 미련도 남지 않도록 100일만 잘하자.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정말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게 잘해주자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사람이 직장도 구하고 지금은 잘해 주네요.”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혼 할 마음도 없다면서 함께 웃은 기억이 난다.
인간관계에서도 항상 계산이 따른다. 내가 이만큼 하면 너도 이만큼 해줘야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대부분 올바로 계산을 하지 못한다.
항시 나는 많이 준거 같은데 상대방은 내가 준만큼 주지 않는 것 같다.
억울하고 미운 마음이 든다. 말투가 고울 리가 없고 눈빛이 사랑스러울 수 가 없다.
상대 또한 억울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준 것은 잊어 버려야 한다.
상대방이 주던 안 주던 내 할 도리를 다 할 때 숙업(宿業)도 사라지는 법이다. 왼 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몰라야 행복한 법이다.
031-542-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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