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서울올림픽에 뒤이은 1992년 올림픽이 개최된 도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도심 한 가운데 높게 솟아 멀리서도 쉽게 눈에 들어오는 희대의 건축물이 바르셀로나를 상징한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이 그것이다.
1882년에 시작하여 가우디가 사망한 1926년까지 43년 동안 모든 정열을 쏟아 부은 가우디의 최대의 역작이다. 3개의 파사드(정면)에 각각 예수의 ‘탄생’, ‘수난’, ‘영광’의 이름을 부여하고 각 파사드마다 4개씩 총 12개의 종탑을 설치하여 12사도를 상징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가우디는 겨우 탄생의 파사드만 완성한 채 전차사고로 생을 마감하여 공사는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1953년부터 공사가 재개되었다. 가우디가 완성한 탄생의 파사드에는 예수의 탄생과 유년기의 이야기들이 조각되어 있으며 반대편 수난의 파사드에는 스페인의 현대 조각가 수비라치가 예수의 수난의 모습들을 조각해 놓았다.
영광의 파사드는 아직도 공사중이어서 모습을 드러내는데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성당은 전적으로 후원금과 입장료 수익으로 지어지는데 공사중인 상태에서도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 성당을 찾는다고 한다. 2013년 현재 2만원이 넘는 성당의 입장료를 생각하면 이 건물 하나가 벌어들이는 입장 수익만 해도 한 해 수백 억원에 달한다.
가우디의 사망 100주기인 2026년에 완공예정이라고 하니 무려 144년이라는 세기적인 공사기간만으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공사중인 모습 자체도 좋은 관광거리가 되고 있으니 바르셀로나로서는 애써 빨리 완공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에는 이 성당 외에도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이 도처에 산재해 있어 바르셀로나 전체가 가우디의 작품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우디의 작품은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주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 살리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바르셀로나에 있어서 가우디라는 걸출한 예술가의 공헌도 인정해야 하지만 그러한 예술가의 가치를 인정하고 창작의 기회를 준 성당건축위원회의 공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예술가라도 그를 알아줄 후원자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도시야 말로 진정한 문화도시이고 그러한 도시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바르셀로나를 통하여 새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