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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김창종의 <포천 이야기> (122)

「새해」초 선비 풍속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5년 02월 14일

농본 국가였던 한반도는 가을 추수가 끝이 나고 가을 감사의 달, 시제의 달도 끝나면 겨울나기 준비를 한다.

풍요와 감사의 철이 지나면 「희망의 새해」가 온다. 미주나 유럽은 크리스마스에서 절정이던 열정적이고도 축제분위기의 연말은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면 그만이라고 한다.
필자가 본 바로는 새해를 맞는 요란함에 비하여 새해 첫날은 너무 쓸쓸하였다. 그러나 아침의 나라 한반도는 새해맞이가 매우 요란하다 그믐밤 잠을 자면 눈썹이 희게 새고 신발을 귀신이 감춰 간다고 뜬눈으로 밤새우고 들락거리며 놀고 새벽 달 담고 뜨는 해 담은 정화(精華)의 물로 세수도 하고 먹기도 하며 금자동(金子童)에게 먹이며 새해를 맞는다.

우리 민속 풍속의 반 이상이 설날→대보름 사이에서 행해진다. 세계에서 제일 설날을 잘 지내는 민족이 우리 민족이다. 다시 말해서 절망하지 않고 희망찬 민족이라는 의미로 철학적인 해석을 할 수 있다. 그믐날 밤에는 1년 동안 신세진 분들에게 「묵은세배」를 드리고 세찬을 올리며 먼 곳은 종이나 아랫사람을 보내 1년 과세 인사를 드린다.

선비들의 빙화(氷畵)풍속이 있었다. 정월 인일(人日)에 세수대야만한 나무 그릇에 물을 담고 그 복판에다 질그릇 하나를 엎어 놓고 방문 밖에다 놓아두고 잠이 든다. 자고나면 그 나무 대야에는 다양한 얼음꽃이 핀다. 「수목(水木」「화초(花草)」「짐승」「집모양·정자모양」「차마(車馬)」같기도 한이 「얼음꽃(氷畵)」을 들고 사랑방에다 놓고 마을 선비들과 품격(品格)을 겨룬다. 「십장생(十長生)」이거나 「사군자(四君者)」가 높은 품격을 받는다.

「방화 내기」계(契)를 맺고 선비들이 모여 풍류를 즐겼다 한다.

또, 이 빙화로 1년 신수를 점치기도 하고 찬란한 모양의 빙화를 즐겼다는 기록을 옛 선비들이 남기고 있다. 또, 선비들 풍속으로 새해 첫 닭날(酉)에는 학을 기르는 선비들이 제각기 어깨에다 학을 얹고 와 품평회를 열었다고 한다. 낙향한 선비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학사계(鶴社契)」를 만들어 즐기며 깨끗이 학과 같이 삶을 긍지로 삼았고 올바름을 지킨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다.

학을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정성이 드는 일일가? 특히, 붉은 학의 눈, 울음소리, 멀리 보기, 한 다리로 오래 서기 등으로 내기를 하였다니 말이다. 학은 청백리의 상징이다. 벼슬을 하는 선비들의 관모의 양쪽 뿔은 이슬만 먹고 사는 매미의 날개를 상징하였듯이 관복의 흉배에는 학이 수놓아져 깨끗함의 상징이었다.

내 고향 포천에는 맑은 물의 고장답게 매년 학들이 날아 와서 산과 들을 그림 같이 아름답게 날은다. 분명 내 고향 포천의 선비들도 특별한 기록은 없으나 학 같은 삶을 살았으리라.

(낙향한 선비들의 고장이었으니까.....)

필자연락처 02-932-2434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5년 0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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