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23 오후 02:47:4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칼럼위원기고

[공명수 교수의 힐링 이야기] 팔색 비경 품은 한탄강길


공명수 기자 / mskong@daejin.ac.kr입력 : 2013년 09월 30일
ⓒ (주)포천신문사
한탄강은 한강과 임진강과 더불어 한반도 한 가운데에서 남북으로 걸쳐있는 3대 강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한민족의 관상동맥과 같은 강이다. 한탄강은 북한의 강원 평강군에서 발원해 영평천, 포천천, 차탄천, 그리고 남대천 등의 크고 작은 지천을 끼고 철원과 포천, 그리고 연천을 지나 DMZ를 가운데 두고 서해로 흐르는 임진강과 합류하고 있다.

한탄강 전 구간은 자신의 기구한 운명과 슬픈 사연을 마치 스스로 위무라도 하듯 곳곳에 무척 아름다운 비경을 품고 있다. 한탄강의 협곡을 좌우로 친구삼아 흐르고 있는 맑은 물과 그 물길을 따라 굽이굽이 빚어 놓은 현무암 지층의 기묘한 기암괴석들과 그 절벽마다 매달려 있는 빨간 담쟁이와 사계절이 빚어내는 신비한 풍경은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로 하여금 놀라운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사실 한탄강은 10억년 이상 된 고생대 지층의 임진강 북쪽 지역과는 달리, 27만 년 전 신생대 4기에 화산폭발로 형성된 지질학적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젊은 현무암 지층구조를 품고 있다. 전체 길이 136㎞ 가운데 40여 km 정도 펼쳐져 있는 포천 한탄강 일원은 2009년에 상수원 보호구역이 해제된 후 2011년 3월 향토 경승지에 <포천한탄강 8경>으로 지정받을 정도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이 일대는 폭 25m~40m, 높이 30m에 이르는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 수평 방향으로 쪼개진 판상절리, 그리고 부채꼴 모양의 방사상절리 등이 발달돼 있다. 포천 관인면 냉정리에 분포되어 있는 제1경인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천연기념물 제436호)에는 용암이 최소한 3번 이상 분출하여 형성된 곳으로 3각형 혹은 6각형 모양의 현무암 주상절리 지층이 단연 압권이고, 길이가 약 1.5km, 깊이가 20~30m 정도다.

역시 포천시 관인면 냉정리에 위치해 있는 제2경인 샘소는 사계절 수량이 변하지 않는 샘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샘소 인근에 있는 왕제탄 또는 왕제여울은 궁예가 왕건에게 쫓기어 도망을 가다 하늘에 제사를 지낸 작은 못이고, 왕제 아래에 있는 말등소는 궁예가 말을 타고 잠시 쉰 곳이고, 그리고 말똥소는 궁예가 탄 말이 너무 힘들어 이곳에다 똥을 싼 곳이라고 하여 각각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화가 전해진다.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에 있는 제3경인 화적연은 한탄강변에 13m 정도 높이로 솟아있는 화강암 바위와 연못을 두고 말한다.

이곳의 깊은 연못은 마치 볏짚단을 쌓아올린 볏가리소 같은 형상을 갖추고 있는 화강암 바위를 물살이 휘감고 돌면서 형성되었다. 진경 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은 금강산 초행길에 화적연의 절경에 취해 이곳의 절경을 손수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포천시 관인면 중리에 위치한 제4경인 멍우리 주상절리 협곡에는 4㎞의 주상절리가 형성되어 있다. 옛 사람들이 절벽을 끼고 있는 이곳의 험난한 입구를 두고 “술 먹고 가지 말아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멍우리라는 지명은 행인이 조심하지 않고 넘어지면 몸에 멍우리가 생긴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포천시 관인면 중리에 위치한 제5경인 교동 가마소는 지천인 건지천 하류 부근의 현무암 계곡으로 하천의 수량이 풍부하고 소의 모양이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가마소 내에는 작은 폭포가 있는 폭포소, 용이 놀았던 용소, 그리고 궁예가 옥가마를 타고 와서 목욕을 했다는 옥가마소 등이 있다.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의 제6경인 비둘기낭 폭포(천연기념물 제537호)는 침식하천 속에 하식동굴이 형성된 곳으로 불무산 대회산리에서 흐르는 물이 40m 높이의 수직 낭떠러지에서 힘차게 흘러내리는 폭포수를 이루고 있다. 한탄강변에 있던 폭포가 수십만 년 동안 두부 침식으로 인해 뒤로 물러나면서 깊은 계곡과 함께 아늑한 보금자리를 형성하고 있는 듯 하고, 이 폭포에서 떨어지는 장쾌한 물줄기와 그 아래 맑은 물은 주변의 주상절리와 더불어 아름다운 신비를 자아낸다. 또한 이곳은 옛 부터 겨울에 수백 마리의 산비둘기가 서식한 적이 있어 비둘기낭이라 불렀고, 드라마 선덕여왕과 추노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포천시 창수면 운산리의 제7경인 구라이 지역은 바위굴이 있는 위쪽에 있다고 하여 굴과 바위를 합쳐 굴아위라고 부르는 과정에서 구라이로 변음 되었다고 한다. 포천시 창수면 신흥리의 제8경 아우라지 베게용암(암천연기념물 제542호)은 육지에서 처음 발견된 베게용암으로서 영평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지점에 여러 개의 베개를 둥글게 쌓아놓은 듯한 형상을 갖추고 있다.

어쩌면 한민족의 청년들이 세계의 젊은이들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가장 젊은 지층을 품은 이곳 한탄강 길을 마치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의 품안과 고향을 찾듯 이곳을 그리워하며 탐방할 날이 멀지않았다. 이들은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연천의 군남면 남계리 여울목에서 출발하여 구석기 시대의 아슐리안 돌도끼의 자취와 흔적을 느끼고 원시의 신비를 간직한 <포천한탄강 8경>을 거쳐 두루미의 군무가 펼쳐지는 철원평야를 지나오면서 한탄강의 팔색 비경에 한껏 취할 것이다.

또한 이들은 6. 25 전쟁과 남북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세계의 탐욕과 야만성이 초래한 원한과 증오의 상처가 한탄강이 품은 젊은 열정으로 해원하여 재생하는 모습을 직접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아마도 신이 한탄강이 품은 팔색의 비경을 시샘하여 고난의 속박과 굴레를 씌었는지 모르나 이제 한탄강은 스스로 지난날에 겪었던 원한과 분노의 상처를 태고의 생명력으로 치유하여 신생할 것이다.

공명수 / 대진대 영문학과 교수, 교육대학원장, 포천신문 칼럼위원
공명수 기자 / mskong@daejin.ac.kr입력 : 2013년 09월 30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