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불과 열 달도 남지 않은 현재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방양으로 분위기가 전환되어, 단독 기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초의원에 출마할 후보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출직 대표들에 대한 자질문제가 전국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공천제가 폐지되면 새로운 인물이 자유롭게 출마하여 의원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견해와, 후보가 난립하여 오히려 선출되는 인물의 전문성이 현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어 이른바 ‘자질론’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고위직 공무원의 예우를 받고 있는 선출직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느냐를 단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난 3년간의 ‘조례안 발의 건수 조사’ 가 수면위로 대두되어 임기동안 얼마나 업무를 성실하게 했느냐에 대해서 주민들의 판단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선출직 의원이나 대표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조례를 만들고 폐기하는 입법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쉬운 말로 법을 만들고 없애는 공장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조례안의 제정과 개정은 의원들의 고유권한이자 의무이고, 특히 조례는 지자체장의 권한인 규칙보다 상위의 법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중요성을 더하는 것이다.
최근 포천신문에 발표된 포천시의원들의 조례 제정이나 개정을 발의한 건수가 임기동안 1인당 1건도 안되는 7건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나간 후, 지역 여론은 일을 하지 않고 세비만 받아간다는 불쾌함과 더불어 의원의 자질과 전문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지역에는 지역구 7명과 비례대표 1명 등 모두 8명의 기초의원이 있는데 2010년 7월부터 2013년 8월 31일 현재까지 포천시의회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는 모두 7건에 불과하다고 하니, 복잡하고 전문화되고 있는 주변여건과 세태의 급속한 변화를 감안할 때,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나 주민의 삶을 돕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기존 조례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 8명이 3년 2개월 동안 의원 1인당 고작 0.87건에 조례를 발의했다는 것은 개점휴업 상태에서 보수를 받아갔다고 할 수 있으며, 필자가 지난 2007년 시의원의 보수를 결정하는 ‘포천시 의정비 심의 위원’으로 참여했을 때를 돌아보면, 포천시의 예산에서 공무원의 봉급과 해마다 들어가는 기관유지 관리비를 제외한 가용예산은 매우 부족하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방세 수입이 감소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지자체장을 비롯한 선출직 의원들이 공약사업이나 선심성 예산을 집행하여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는데도, 자신의 당연한 업무는 돌보지 않고 있다면 직무유기라는 말을 들어도 마땅한다는 의견이 주민들의 입을 통하여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예산배정에서 거의 소외된 야당의원이나 지자체장과 의견을 달리하는 일부의원에 대한 예산집행의 지연이나 우선순위 제외도 과거와 같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일이지만, 지역행사에는 꼬박꼬박 참석하면서 3년이 넘는 임기동안 한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못하면서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은 비단 시의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의회의 업무보좌 전문가라는 해당 공직자들이 인사권이 있는 지자체장만 바라보고 의원들을 위한 공정하고 성실한 보좌가 미흡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고, 물론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의원들은 자신의 고유한 입법권한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자기계발과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고, 지역주민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부족한데도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선출직에 뽑힌 후에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으며, 사람에 따라서는 법조항을 해석하는 능력도 부족하여 혼자서는 조례를 발의할 준비마저 하지 못했다는 말이니, 앞으로 정상적인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려면, 유능한 인재가 선출되어야 함과 동시에 의원들의 역량강화와 자기계발을 비롯한 보좌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