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국으로 치닫던 개성공단문제는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난민같이 보따리를 싸서 내려온 입주 공단 대표들은, 장마철이 되면서 시설과 물류의 손상이 걱정되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별안간 닥쳐왔던 개성공단 냉각국면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전 국민의 마음은 답답했고 공장을 운영하는 당사자들의 고민은 깊어 가야만 했다. 천만다행으로 지난 3일에서야 속내를 알 수 없던 북한이 개성공단 기업인과 관리위원회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혀오고, 우리 정부는 이에 역제안을 하여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가 성사되었다.
우여곡절 속에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 양측은 첨예한 의견 차이를 보이며 지루하게 이어진 마라톤협상 끝에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10일 개성에서 후속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석 달 넘게 꼬여있던 개성공단 문제는 비로소 실타래가 풀리는 느낌이다.
오래 전에 보도된 바로는 개성공단을 가동하는 의미는 단순한 경협의 차원이 아니라 군사적으로 휴전선을 개성이북으로 옮기는 효과를 발휘하여 서울을 겨냥하는 북한의 화력에 대해서 긴장을 완화시키는 안보적 중요성이 있으며, 계획대로 개성공단 사업이 완성되면 서부전선 휴전선이 10㎞ 북상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지정학적으로 대규모 병력과 장비가 이동했던 축선이 존재하는데 유사시 북한의 3대 공격로라고 예측되는 구간은 첫째 개성-문산-서울을 잇는 문산 축선, 둘째로 철원-포천-의정부-서울을 잇는 철원 축선, 셋째로 양구-춘천을 잇는 양구축선, 그리고 동해안을 따라 열려 있는 동해안 축선을 꼽는데. 이중에서 서울을 최단시간 공격할 수 있는 통로는 개성-문산 축선과 철원-포천-의정부 축선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남북이 모두 이 축선을 중심으로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렇게 군사적 중요성으로 인한 화력집중현상으로 현재 포천시에는 우리군 2개 군단과 폭파훈련장, 헬기와 전투기사격훈련 등 미군종합사격장이 4백 20만평, 탱크와 전투기사격훈련장인 승진훈련장 등 6백 7십 만평 규모의 한국군사격장을 포함 총1천8십7만평의 사격훈련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전략적 요충지로 병력과 화력이 집중되다보니 그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서, 지난 2008년 4월에 시의회가 용역을 의뢰한 군부대사격장주변 피해조사 및 대책마련에 대한 경기개발연구원(최용환 박사) 연구용역에 의하면, 사격장피해와 군사시설 입지로 인한 피해규모는 10년간 총 11조 2,379억 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10년간 피해규모가 11조 2,379억 원 이라면 지난 60년간의 피해를 모두 합산하면 수십조에 이르는 피해를 감수해 오고 있는 것이 자명한데도, 아직도 심각한 안보피해를 겪고 있고 계속 겪어야하는 포천에 대한 예산 지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누구나가 알고 있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사격장 소음과 폭발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로 경제적인 손실과 개발 사업의 소외를 격고 있음에도, 설상가상으로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개발제한구역관련법 등의 각종규제로 꽁꽁 묶여져 있지만 아직 그 후속조치는 조족지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탄약고 문제도 그렇다. 전쟁이 끝날 무렵 탄약임시로 보관 장소가 점점커지고 면적이 확대되어 엄청난 장애물로 자리 잡았고, 이로 인해 주변주민들은 중첩된 규제로 재산과 각종 권리 행사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런 안보피해에 대한 지역형평성을 생각해 보면, 미군부대의 이전으로 평택시 지원특별법을 제정하여 1조 8천억의 예산을 지원하고, 경기도 화성에 있던 매향리 사격장을 전북 군산앞바다 직도로 옮기는데, 군산시에 3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볼 때. 포천은 아시아 최대의 미군전용 영평사격장이 그대로 있고 오히려 거기에 다른 미군부대가 추가로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어떠한 지원이나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일부 극복하고자 접경지역지원사업법과 미군공여지관련 특별법을 제정하여, 포천을 비롯한 소외지역도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일부 의지는 있었으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인한 강력한 규제가 계속되어 포천을 비롯한 경기북부에는 그 실효성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최근 인접지역 연천은 중첩된 규제를 받고 있는 수도권에서 빼달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으며, 우리지역 포천에 일부에서도 수도권이라는 명목으로 중첩된 규제에 묶여 개발에서 소외되어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으니, 포천·연천·철원을 통합해 강원도로 편입해야 지역발전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에 있다.
물론 이러한 주장들이 조금은 매끄럽지 않은 의견일 수도 있지만, 손발이 묶여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세월이 얼마나 길고 속이 상했으면 이런 주장을 했겠으며, 다른 법을 만들 수 없으면 역차별을 받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피해서라도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절박한 몸부림이라고 생각하면 상당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무슨 일에서나 자기가 요구를 해야 얻을 수 있다는 말로 보채는 아이에게 젖을 먼저 물린다고 했으니, 군사적 요충지로 60년 동안 국가에 막대한 울타리가 되었음에도, 그에 상응한 지원은커녕 온갖 불이익만 받으면서 막연하게 잘되겠지 하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소외지역을 벗어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을 염려한다.
그러니 시민에 의해 뽑힌 대표들은 국방부를 비롯한 관련부처를 설득하여, 접경지역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고 지원을 확대하여 군부대와 지자체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적인 지원방안을 적극 모색하여, 안보로 인한 역차별을 해소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해 주기를 바란다.
현역군인도 위험한 훈련을 하면 생명수당을 지불하고 있는데, 전투기가 떨어지고 헬기가 추락하고 마을에 포탄이 떨어지는데도 이에 상응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안보를 생각 하고 국가를 위한 희생을 감수하려 하겠는가 말이다.
그러므로 포천을 대표하는 선출직 리더들은 지금부터라도 60년을 이어온 안보피해에 대한 부당함과 차별에 대한 논리와 사명감으로 무장하여, 계획된 예산을 다른 지역에 빼앗기지 말고 야무지게 관련부서를 따라붙어, 무엇이 우리고장에 실익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당당하게 예산을 확보해 오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