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쌀을 배달하면서

남만우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일동면지부장

포천신문사에서 이웃돕기 창구를 개설하여 활동하는데 드디어 지난18일 우리 일동지역에 도움의 손길이 전달되는 날이다.

약간은 상기된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댁을 한집 두집 방문하며 쌀을 배달하는데 정말이지 가슴이 아파서 말로 표현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쌀 한포를 어깨에 걸머쥐고 어느 댁을 들어갔는데 할머니께서 홀로 계셨다. 방바닥에서는 냉기가 올라와 오래 서 있기가 불편할 정도인데, 그런 곳에서 기거를 하시니 온몸이 얼마나 아플 것이며 지내는 환경이 오죽하시겠는가!

한 곳은 오십대의 주부로 몸이 불편하여 거동이 어려운 분이다. 그 곳 역시 방에서 한기를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조금은 젊으신 분이라 억지로라도 나오려고 하며 인사를 하는데  “감사해요. 애들은 뿔뿔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라고 하시며 두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본지 발행인, 본지운영위원회 총무, 본지편집국장, 일동면사무소 사회복지사 등 모두 눈을 애써 돌리며 가슴 한구석을 울컥 삼켰다. 정말이지 가슴 아픈 현실이다.

가난 구제는 임금님도 못한다 했던가!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을 돌보지 못하는 자녀들. 몸이 불편해도 치료를 받지 못하시는 분들이 왜 그리 많은지. 아마도 자식이 효도하는 마음이 예전보다 부족해서일까? 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뿐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워낙이 요즘 여러모로 어려우니까 이런 일들이 자꾸 생겨서 걱정입니다. 더 넓게 시선을 돌려서 많은 분들을 도와드려야 될텐데요”라는 일동면사무소 사회복지사의 한마디를 뒤로 한 채 장소를 이동했지만 무거운 마음을 무엇으로 대신할까.

하늘에선 실로 오랜만에 흰 눈이 펑펑 내리며 아픈 마음을 달래 주었다.

id00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