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이래 ‘눈 없는 겨울’이 바로 올 겨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눈이 내리지 않는다. 유난히 운전에 서툰 나로서는 눈이 내리지 않아 어느 해보다 안전해서 좋고 눈 치울 일 없어 좋고 빙판길에 사고나지 않아서 좋기는 하지만, 눈이 내리지 않아서 겨울 가뭄이 심해지고 건조주의보까지 내려 산불예방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니 좋아할 일만은 아닌 듯싶다. 그리고 겨울을 대비한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이상기온은 말 그대로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더운 것이 싫고 추운 것이 싫다고 해도 더위와 추위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한결 낳다. 생각해보니 살아가면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존재 그대로 모두가 소중하다. 어느 것 하나 필요치 않은 것이 없다. 더위와 추위만이 아니라 옳은 것과 그른 것이 그렇고 밝음과 어둠이 그렇고 인간관계가 그렇고 하는 모든 일이 그러하다. 그른 것 없이 옳은 것이 존재 할 수 없으며 어둠이 없이 밝음이 존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코 한쪽만을 추구한다고 한쪽만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동전의 한면 만을 가질 수 없듯이, 오히려 원치 않는 다른 한면도 함께 안고 보듬어 가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겨울 가뭄이 심한 이때 내 삶에 있어서 겨울은 무엇인지, 위기보다는 안주에 머물고 있는 겨울 가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잔뜩 흐린 하늘을 보면서 함박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하고 바래본다. 비록 운전은 더욱 힘들겠지만...
회원가입
기사쓰기
입력 : 2005년 01월 2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