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수도 암만 남서쪽 버스로 4시간에 걸친 사막길을 달려가다 보면 사막 가운데 잿빛의 바위산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뙤약볕을 피해가며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바위산 사이의 좁은 협곡을 40분 가량 사람들의 무리를 따라 걸어가면 좁은 바위 틈새 사이로 햇빛을 머금어 황금색으로 빛나는 엄청난 스케일의 건축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건물이 고대 나바테인들이 암벽을 파서 조성한 도시 ‘페트라’의 관문 ‘알카즈네’이다. 겨우 말 2필이 교행 할 수 있을 정도의 좁고 긴 통로 끝에 갑자기 펼쳐지는 거대한 인공 구조물은 경이 그 자체이다. 알카즈네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의 배경으로도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의 눈에 익숙한 건축물이다. 알카즈네를 시작으로 주변에 드높은 바위산들로 둘러싸인 넓은 분지 속에 고대 도시의 흔적이 드러나 보인다.
분지를 둘러싼 바위산을 깎아서 극장, 궁전, 신전, 넓은 중앙가로, 왕가의 묘 등 로마양식의 도시 모습이 전성기의 도시 모습을 짐작케 한다. 지진과 풍화로 평지에 건설되었던 건축물들은 대부분 붕괴되고 흔적들만 남아 있으나 바위산을 깎아서 만든 건축물들은 알카즈네를 비롯한 왕가의 묘, 수도원 등 원형이 거의 남아 있는 건축물도 간간이 남아 있어 당시의 뛰어난 건축술을 감상할 수 있다.
페트라는 그리스어로 ‘바위’를 의미하므로 ‘바위의 도시’라는 뜻이다. 이 페트라는 이집트를 탈출하여 가나안으로 향하던 모세와 그 무리들이 약속의 땅으로 가는 통로이기도 했단다. AD 106년에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점령당한 뒤 ‘하드리안의 페트라’라고 불리었고 실크로드의 길목으로 수많은 대상들이 들러 가는 상업의 요충지로 한때 크게 번성하였다.
그러나 대상무역의 쇠퇴, 지진 등으로 그 명성도 점차로 쇠하여 갔고 이슬람이 점령한 7세기에서 1812년까지 잊혀진 도시가 되었다. 그러다 1812년 유럽의 탐험가에 의해 발견된 후 지속적인 발굴이 이루어져 왔으며 오늘날에는 요르단 국보 1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전 세계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연을 이용할 줄 알았던 고대 나바테인들의 지혜가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어 내고 건축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자연과 인공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가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