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서 가장 처음으로 인(仁)이라는 글자가 등장하는 곳은 「학이편(學而篇)」인데, ‘말재주가 교묘하고 표정을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 중에 인한 이가 드물다.(巧言令色 鮮矣仁)’ 내용이 나오는데 이 말에는 임기응변으로 다른 사람이 듣기 좋게 간교한 말을 늘어놓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고 함이요. 이런 행위는 인하지 못하다는 뜻을 전하는 말이다.
즉 다른 사람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고 교묘하게 틀어서 말한 다는 것은, 바로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려는 의도가 있어, 이는 자신의 이익을 최고로 커지면 그만큼 타인의 이익은 최소화 되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닌 쓸모없는 잉여인간( 剩餘人間)의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기주의가 발생하고 타인을 경시하는 경향이 생기며, 결국에는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 커지고, 다툼은 심각해지니, 사회가 안정화 되려면 자신의 이익을 일부 양보해야 하는데 그 조절을 하는 체계가 예(禮)라는 것이다. 그래서 예법(禮法)을 통해 사람들은 인의 가치를 지킬 수 있고, 예(禮)와 악(樂)을 세운 사람들을 성인으로 여겨서 공자는 그들을 존중했던 것이다.
또한『논어(論語)』「이인편(里仁篇)」에 이인(里仁)이란 ‘마을이 어질다’는 뜻으로, 지금과 같은 지방자치공동체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으로 인(仁)이 인간세상의 가치 기준으로 자리해야 함을 깨닫게 하는데, 이인편 1장에서 6장에 나오는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마을이 어질어야 아름다우니 인심이 좋은 마을을 선택하되 인에 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지혜롭다 하겠는가. 인하지 못한 자는 오랫동안 곤궁한 데 처할 수 없으며 즐거움이 장구할 수 없으니, 어진 자는 인을 편안히 여기고 지혜로운 자는 인을 이롭게 여기므로, 오직 인자여야 사람을 좋아하고 미워할 수 있는 것이다.’
‘진실로 인에 뜻을 두면 악함이 없고, 부와 귀는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나 그 것을 정상적으로 얻지 않으면 하지 않아야 하고, 가난하고 천한 것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나 온전히 얻지 않았더라도 버리지 않아야 한다. 군자가 인을 떠나면 어찌 이름을 이룰 수 있겠는가.” 하였다.
여기서 인(仁)이라는 것은 공동체 생활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니, 그 글자를 나누어보면 人+人=仁이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 개인과 개인 사이의 문제로 풀어질 수 있는 것이요, 사람과 사람은 서로 함께 있어야 하며 만약 서로 함께함을 알지 못한다면 실로 짐승보다 못한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전해지는 역사적 사건들로 미루어 볼 때, 공자의 사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유가의 이상적 이론은 역사에서 적용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유학(儒學)이라는 것은 하나의 이상적 사상체계라고 말 할 수도 있으니, 그래서 중국 진(秦)․한대(漢代)의 정치인은 공자의 사상적 맥을 계승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위에서 열거한 경문에 의하면 사람이 인하게 되면 선과 악이라는 것을 뛰어넘게 된다는 것이다. 인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에게 유리한 사람만 좋아하고 불리한 사람은 좋아하지 않지만, 오직 인한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하는 기준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성인을 답습하는 사람인 군자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인해야 하고, 보편적 인간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므로, 인자는 남을 자기처럼 사랑하는 사람이니 내가 서고자 할 때 남도 세워주고 내가 출세하고 싶을 때 남도 출세하게 해주는 것이니, 자기의 이해관계만을 계산하여 행동하지 말고, 서로 긍정적으로 상생․화합하는 방법을 생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자로편」에서는 ‘강하고 굳세고 질박하고 어눌함이 인에 가깝다.’ 하였고, 「헌문편」에서는 원헌(原憲)이 공자에게 묻기를 ‘이기기를 좋아하고 자기의 공로를 자랑하며, 원망하고 탐욕을 행하지 않게 한다면 인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라고 하니 공자는 어렵다고 할 수는 있으나, 인인지는 내 알지 못하겠다.’ 라고 했다.
그러니 교묘한 말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람보다는 본질에 충실하며 꾸밈이 없는 사람이야 말로 인하다는 것이고,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인해 보이는 모습으로는 그 진정성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니 사람을 사귐에 있어서 새겨들어야 할 일이다. <다음호에는 『論語』에서의 禮>
이 희 용 / 대진대학교 동양철학박사과정, 등단시인, 제3대 포천시예총회장, 광릉숲생태문학회장, 한국스카우트 경기북부연맹 직선이사,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수능시험장 유치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