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협소한 내수시장과 빈약한 부존자원을 고려할 때 교육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대학입시는 사회적 신분이동을 위한 주요한 통로(channel)와 사다리(ladder)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사회경제인 여건을 고려할 때 교육은 공공재의 성격을 띠게 되고 대학입시에 있어 지역과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일한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입에서 높은 사교육적인 요소에 비해 낮은 내신반영률로 말미암아 서울(강남)과 부유층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점해 왔다. 그 결과 다양한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고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대중 정부이래로 교육에 있어 시장경제원리가 도입됨에 따라 내신반영률이 낮아지면서 사교육적인 요소가 강화되는 쪽으로 전개되어 왔다. 김영삼 정부시절에는 내신반영률이 40%에 이르러 지방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동시에 지역균형발전의 움직임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국정지표로 삼았던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신반영률이 낮아지기 시작하였으며 노무현정부에서는 논술이 추가되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입학사정관제도가 새로 도입되고 내신평가에 있어 상대평가가 절대평가로 대체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더 나아가서는 고교평준화의 해제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이다.
만약 고교평준화가 해제된다면 현재의 대입을 위한 고등학교의 사교육 일변도의 경향이 고입을 초중학교의 사교육 일변도로 확대될 것을 명약관화하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의 교육계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적인 부작용을 야기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고교평준화의 유지와 함께 현재의 대학입학 정책은 점진적으로 내신위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변화는 기존정책으로 그 동안의 유리한 입장에 있었던 계층으로부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방보다는 서울(강남), 서민층보다는 부자계층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노무현 정부의 내신반영률 제고를 위한 시도가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논술과 면접이라는 사교육적인 요소를 덧붙이게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우리나라 교육은 사적재가 아닌 공공재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학입시를 대학자율에 일임하기보다는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으며 정부는 계층간 사회적 가치의 재분배와 지역균형발전의 관점에 대학입시정책을 개혁해야 한다. 또한 예상되는 저항을 극복하고 개혁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하기 주요한 정치과정에서 활발한 토론과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해 내신반영률 제고를 제시했으나 현실에는 완벽하고 유일무이한 최선의(the best)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기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는 대안들을 상호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더 나은 차선(the second best)을 선택하게 된다. 여기서 제시된 내신반영률의 제고는 우리나라 현행 교육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 중에서 하나로서 비교적 다른 대안에 비해 효과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본 대안도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사소한 단점 때문에 많은 장점을 내포하고 있는 대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분명한 점은 본 대안의 장점은 단점을 상쇄하고도 충분한 잉여가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과제는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고양시킬 수 있는 방안들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