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족16>집중력을 높이려면?

두번째로 집중력과 관련하여 부모가 고려할 것이 신체적 조건이다.

신체적 조건이 집중력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집중력=스태미나=호흡력"이라고 한다. 집중력과 관련된 신체적 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녀에게 줄넘기나 수영을 통해 호흡력을 길러 주거나 아니면 캥거루 뜀뛰기를 시켜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캥거루 뜀뛰기는 높이가 90cm 정도되는 의자를 놓고 3분 동안 계속 올라갔다 내려가는 왕복 운동을 한다. 그리고 맥박을 측정해서 뜀뛰기 전 상태로 돌아가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이것을 반복 측정해서 그 시간이 짧아질수록 호흡력이 향상되었다고 보면 된다. 처음에는 싫증을 내기 쉽지만 반복해서 움직이면 매우 효과적이다.

세번째는 심리적 조건이다. 만일 지금까지 학습관련 경험을 통해서 긍정적인 결과보다는 실패 경험을 많이 했다면 학습에 대한 부정적 자아가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아이들은, "나는 본래 공부를 못해", "지금까지 공부를 잘 해본 적도 없고, 열심히 해본 적도 없어", "공부해 봤자 또 안될텐데, 뭣 때문에 공부를 해"라는 사고가 팽배되어 집중하지 못한다. 공부에 대한 강한 압박과 이것으로 인해 야기되는 부담감은 집중력을 저해한다. 화장실에 있는 과학 관련 서적을 읽을 때는 매우 흥미 있게 읽다가도 책상 위에 있는 과학 교과서에는 쉽게 싫증을 느끼는 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럴 때 부모는 자녀들이 하고 있는 과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어떤 과제는 하고 싶어하는데 어떤 과제는 하기 싫어하는지 분석하여, 구체적으로 어려워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점검해야 한다.

네번째는 자녀가 공부하는 방의 물리적 조건이다.

집중력은 환경 구성에서 크게 좌우된다. 공부하는 자녀의 방이 형형색색의 완구와 놀이감으로 차 있거나 옷들이 진열돼 있으면 공부에 몰두가 어렵다. 특히 책상 위에 만화책, 디스켓 등 여러 가지 물건이 복잡하게 널브러져 있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또 부모가 스쳐 지나가기 쉬운 것이 바로 책상의 배치와 구조이다. 요즘 인체구조에 맞는 책상, 걸상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그것에 의지해서도 안된다. "공부하는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지", "공부할 가정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지"가 사실은 더 중요하다. 보통의 사람에게는 왼쪽이 막혀 있는 것보다 오른쪽이 막혀 있는 것을 못 견뎌 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책상 왼쪽에 서가가 있도록 책상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좋다.

다섯번째는 학습전략이다.

학습전략이란 자녀들이 공부하기 전에 어느 정도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마친 후에는 다시 평가해 보는 것을 말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책상에 앉아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머리 속으로 정리해 본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제부터 수학 공부를 해야지 지금이 4시니까 5시까지 수학교과서 34쪽 에서 38쪽까지 풀어야지. 음, 푸는 동안에 쉬운 것부터 풀고 다음에 어려운 것을 푸는데 어렵더라도 참고 열심히 해야지. 난 잘 할 수 있어" 공부를 마친 후에는,"내가 오늘 공부한 내용이 뭐였지? 처음 계획한 대로는 다 못했지만 그런 대로 잘한 것 같아. 내일도 열심히 해야지."

이렇게 정리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앞의 마음가짐은 학습을 시작하기 전 에 두뇌를 준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아이가 밖에서 축구를 하다가 들어오자마자 책상에 앉아서 수학 문제를 푼다면 문제가 잘 풀릴 리 없다. 같은 경우로 텔레비전을 끄자마자 책상에 앉는다고 공부가 되는 게 아니다. 행동에서 행동으로 전환될 때 기본적으로 우리의 두뇌는 행동 전 환의 준비 시간을 필요로 한다. 어떤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 인가를 미리 정리한다는 것은 집중력을 높이는 데 적잖게 도움이 된다. 이 부분과 관련한 부모의 많은 질문 가운데 하나를 보도록 하자.        

"아이가 휴식 시간에 텔레비전을 보겠다고 해서 텔레비전을 보고 공부 하라고 했더니, 다 보고 나서 방에 들어가더니 글쎄, 졸고 있지 뭐예요. 그 꼴을 보니까 속에서 불이 나는 거 있죠. 왜 그럴까요? 쉬었으니까 공부가 잘 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일까? 바로 텔레비전 시청이 휴식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나쳤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는 가볍게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사실 책을 1시간 집중해서 보는 것이나 텔레비전을 1시간 열심히 보는 것이나 같은 양의 피로를 가져온다. 그렇기 때문에 책상 앞에 앉아서 조는 것은 당연하다. 부모가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TV시청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

집중력이 부족한 자녀일수록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쉽게 포기하고 잡념에 빠지기 쉽다. 이럴 때는 부모가 자녀를 야단치거나 훈계하기보다는 무엇을 모르는지 함께 확인하고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공부하다가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과목을 바꿔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과목을 먼저 공부하고 다시 어려운 과목으로 돌아가게 해본다. 지금까지 노력만 하면 집중력이 좋아진다고 생각했던 부모는 이상의 조건들이 어떻게 극복 되어야 집중력이 높아지는지, 그 과정을 확인하였을 것이다.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우리 아이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여 "이렇게 해봐!"라는 식으로 명령만 할 게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부모도 그러한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했는지를 자녀에게 알려준다면 유익한 대화의 장까지 마련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