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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이규임] 탕평(蕩平)과 탕평채(蕩平菜)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20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요즘 세간에 탕평(蕩平)이 화두(話頭)로 대두되고 있다. 탕평은 서경(書經)의 ‘치우치지 말고 패거리 짓지 말아야 왕도가 넓고, 패거리를 짓지 말고 치우치지 말아야 왕도가 고르다[無偏無黨 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平]’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탕평은 치우치지 않고 패거리 짓지 않는 것이다. 여야가 서로 편을 갈라 대적(對敵)하지 않는 것이다. 등을 지지 말고 화합(和合)하라는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하라는 것이다.

조선 영조(英祖) 임금은 탕평책(蕩平策)을 논하는 자리의 음식상에는 반드시 특정 음식을 올리게 했다고 한다. 이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는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색깔로 마련했는데 이는 각각 동인 서인 남인 북인의 사색당파(四色黨派)를 가리킨 것이다. 동쪽은 푸른색이니 미나리, 서쪽은 흰색이니 청포, 남쪽은 붉은 색이니 쇠고기, 북쪽은 검은 색이니 김을 썼다. 이렇게 준비한 재료들을 섞으면 탕평채(蕩平菜)라는 음식이 된다. 영조는 탕평책을 통해 사색당파의 정쟁(政爭)을 해소하고 인재를 두루 등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闡明)했던 것이다.

탕평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 내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스님들이 말하는 하심(下心)이다. 독선(獨善)과 아집(我執)을 버리고 상대를 바라보아야 한다. 자기 혼자만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 비아냥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이쪽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홀로 저쪽이 옳다고 주장하면 어떻겠는가? 설령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하더라도 뭇사람에게 홀로 착한 척한다고 비아냥을 듣게 된다. 어부사(漁父詞)에 ‘창랑의 물이 맑거든 나의 갓끈을 씻을 수 있고, 탁하거든 내 발을 씻을 수 있네’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은 이럴 때는 이렇게 하고 저럴 때에는 저렇게 할 수 있음을 표명한 말이다. 독선에 빠지는 것을 경계(警戒)한 말이다.

독선은 ‘홀로 선하다’라는 뜻으로 맹자(孟子)의 ‘궁하면 홀로 몸을 선하게 하고 영달하면 아울러 천하를 선하게 한다[窮則獨善其身 達則兼天下]’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독선은 벼슬을 얻지 못한 사람이 수양(修養)하는 정신 자세를 뜻했던 말로 자기 한몸의 처신만을 온전히 함을 의미하였다. 그러던 것이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 지금은 혼자만 옳다는 뜻으로 바뀌어 쓰이고 있다.

역지사지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감정을 버리고 이성(理性)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理性의 理는 본래 옥(玉)에 난 무늿결을 이르던 글자로 옥을 가공할 때에는 무늿결에 따라 다듬어야 한다는 데서 ‘다스리다’ 또는 ‘이치’라는 뜻을 나타낸 말이다. 솜씨 좋은 옥공(玉工)은 단단한 옥을 원하는 방향대로 힘들지 않게 다듬고 서툰 옥공은 억지로 다듬다가 옥을 망가뜨리는 실수를 범하기 일수다. 솜씨 좋은 옥공은 무늿결에 따라 옥을 다듬었고 서툰 옥공은 무늿결을 무시하고 힘으로만 다듬었기 때문이다. 새겨 들을 일이다.

탕평은 상생(相生)의 정신을 필요로 한다. 상극(相剋)을 버리고 상생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오행설(五行說)에서 상극은 쇠[金]는 나무[木]를 이기고, 나무는 흙[土]을 이기고, 흙은 물[水]을 이기고, 물은 불[火]을 이기고, 불은 쇠[金]를 이김을 이르는 것으로 둘 사이가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맞서거나 충돌하는 것을 뜻한다.

상극은 ‘서로 이기다’라는 뜻이다. 둘 또는 여럿이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감을 뜻하는 상생(相生)과는 반대되는 말이다. 이기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받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주고 받아야 한다. 윈윈(win-win)해야 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으로 흉화(融和)해야 한다. 아니 융화(融化)해야 한다. 화합(和合)이 아니라 화합(化合)해야 한다. 진정한 탕평은 믹스(mix)가 아니라 블랜드(blend)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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