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반영률을 포함한 대학입시정책의 개혁과 관련하여 주체·기준·요소에 관한 논쟁이 다양하게 전개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열이 높고 교육이 차지하지는 사회경제적이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논쟁의 열기가 뜨겁다. 논쟁의 핵심은 교육을 사적재(private goods)로 볼 것인가 아니면 공공재(public goods)로 간주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만약 사적재로 간주한다면 학생선발 기준 설정을 대학자율에 일임하게 되고 대학은 본질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위주(수월성, excellence)로 선발하게 된다. 그 결과 수능·논술·면접·입학사정관제도 등에 중점을 두게 된다. 반면에 공공재로 규정한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고 지역별·계층별로 균등한 교육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조치(형평성, equity)를 취하게 되고 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배려와 함께 내신반영률을 제고하게 될 것이다.
교육의 성격 규명
교육의 성격을 사적재로 볼 것인가 아니면 공공재로 볼 것인가에 따라 대학입시에 있어 사교육적 요소가 강조되기도 하고 내신이 강조되기도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사적재로 간주하여 사교육적 요소를 강화하는 측면으로 변화되어 왔다. 공공재적인 요소는 단지 사적재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다루어졌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 국정이념으로 등장함에 따라 교육을 포함한 국정전반에 시장경제적인 요소가 강화되기 시작하였다.
김영삼 정부시절까지만 해도 내신반영률이 40%에 달했으나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내신반영률이 저하되면서 시장경제요소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시절에는 내신 반영률이 낮아지기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논술과 면접이 첨가되고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서는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면서 내신반영률이 급격히 저하되어 현재와 같이 평균 내신실질반영률이 20% 수준에 머무르면서 여러 부작용이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교육문제가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사적재에 중점을 두는 교육에 대한 접근방법이 잘 못되었다는 점과 함께 공공재적인 관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평가와 별도로 우리나라 사회경제적인 관점에서 교육의 성격을 규명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면적과 인구규모가 적은 관계로 경제성장의 잠재력, 직업의 다양성, 사회적 신분상승 기회 등이 제약을 받고 있다. 둘째, 우리나라는 지난 30년 동안 압축성장과정에서 불균형성장전략을 취해 왔다. 셋째, 교육은 정부의 고유의 영역이다.
이와 같이 교육은 시장이 아닌 정부가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는 모든 국민들이 지역과 계층에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 위임하는 경우 구매력(경제력)이 있는 사람들만이 교육 서비스를 향유하는 독점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은 기본적으로 공공재로 규정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해 기회균등과 형평성의 관점에서 운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교육은 정부의 영역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 교육주체는 국공립학교체계가 원칙이며 보완적으로 사립학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규범적인 관점에서도 사립학교가 개인에 의해서 설립되었을지라도 상법상의 회사와 다른 특수 공익법인(학교법인)을 운영된다.
이와 같이 교육이 정부의 교유영역으로서 공공재인 만큼 시장경제원리보다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하고 정부는 대입정책을 비롯한 학사운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반대로 만약 교육이 사적 영역이라면 정부가 현재와 같이 국민들의 조세부담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체제를 해체하고 시장에 일임해야 한다. 시장에서재화와 서비스의 구매 여부가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되듯이 모든 선택은 교육 소비자에게 맡기고 현재 법령에 의해 규정된 현행 학제를 해체해야 한다.
개인들은 학교수업·학원강습·자습 등 어느 것에 의하든지 간에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교육방법을 선택하고 정부는 현재의 검정고시와 같이 단지 학제별로 자격고사만 관리하면 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이러한 교육체제를 운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따라서 최소한 우리나라 교육은 사적재가 아닌 공공재로서 시장경제원리보다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