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우 영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지난해 포천 반월아트홀의 개관과 더불어 문화예술의 오지로 불려지던 포천에 문화예술의 새로운 기대감이 일었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과연 포천시는 올바른 운영방안을 수립했는지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첫 해에 모든 사람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반월아트홀이 시민을 위한 진정한 예술 센타로 자리잡고 원할한 운영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지역예술의 발전을 위하여: 반월아트홀이 기획했던 지난 일년의 행사나 공연을 돌아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공연들이 서울에 거점을 두고 있는 단체들에 의한 것이었으며 더욱이 서울에서 지원 받고 공연한 작품들이 의정부를 거쳐 다시 포천에서 공연되어지는 어이없는 사례들로 가득했다.
더욱이 서울의 단체들이 포천시를 위해서 무료로 공연한 것도 아니다. 포천의 기획공연으로 편당 2천만원대 이상의 돈을 받아가며 공연을 하였다. 지역 예술가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물론 시민들은 고급 공연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또한 지역 예술가들은 그 수준을 높여야 할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운영당사자들이 서울의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했다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때 지역의 예술가들과 예술단은 죽어가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역 예술가들이 부재한 지역 예술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반월아트홀의 일년 기획비를 대략 3억원(일례)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돈이 서울의 단체들에게 뿌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공연예술의 사대주의이며 의정부 예술의 전당의 프로그램을 대부분 복사하는 결과로 과연 포천시에 문화예술에 관한 정책이 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반월아트홀의 운영도 공연예술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의정부의 경우 예술의 전당이 전문가라고 하는 분의 주도 하에 운영되고 있다. 여러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2002년과 2003년 연속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는 지역의 공연장보다도 더 많은 공연이 행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일견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지만 그 자랑스러운 타이틀을 기뻐하고 있을 때 그 지역 예술가들이나 단체들은 소외되어 있었다. 이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타이틀이었기 때문이다. 대외 과시적인 행사나 공연이 과연 지역민이나 예술가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며 앞으로 이런 점도 그대로 포천에 복사판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일년 사업비 중에서 최소한 30퍼센트 이상이 지역단체들에게 투자되어야 할 것이다. 꾸준한 투자 속에 지역의 문화예술이 발전할 것이고 투자액을 높여갈수록 그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고 할 수 있다. 먼 안목을 가지고 꾸준한 관심과 투자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문화예술의 역수출을 기대해 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예술단체, 예술가들, 관이 일심동체가 되어야만 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문화예술이 발전한 나라들에서는 지역 문화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지역에서 만들어진 무용이나 연극, 오페라 그리고 뮤지컬 등이 뉴욕의 브로드웨이(Broadway)나 영국의 웨스트 엔드(West-End) 등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팔려나가고 있고 또한 끊임없이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큰 뮤지컬 등과 연극들이 뉴욕과 런던 그리고 파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선제작 되어 검증과정을 거친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그들 도시는 문화예술의 관광지로서도 이름이 높다. 다시 말하면 서울에서의 공연 이전에 먼저 포천에서 만들어져 검증을 거치고 서울의 제작자나 단체들이 그 작품을 본 후에 입찰하게 되는 과정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현재 서울의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의 경우 비싼 임대료로 인해 많은 단체들이 연습실 및 기획실을 수도권 및 기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다. 양주, 벽제, 남양주, 양평, 밀양 등에 본거지를 둔 단체들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단체들은 그 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포천은 경기도의 어느 도시보다도 먼저 시립예술단이 만들어져 타지역 사람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샀다. 재정이 넉넉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시립예술단을 만든 의지는 더욱 높이 살 수 있다.
그런 파이오니어적인 정신을 가지고 이제는 타 예술단체들에게도 관심을 돌려야 할 때이다. 시립 예술단을 더 만들어야 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관심을 갖고 서울의 예술단체들에게 뿌리는 돈의 일부를 지역 예술가들이나 단체들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역축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 축제의 의미는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지역민의 화합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물론 지역문화의 발굴도 포함할 수 있다. 경기도내에는 많은 축제가 있는데 그 행사 체계에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포천시는 다음의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현재 있는 축제와 앞으로 만들어질 축제를 위해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첫째, 지역주민들의 화합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축제를 만든다면 당연히 지역 예술가들이 지역민들의 도움을 받아 축제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내의 많은 축제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다. 관의 일방적인 주도와 타지역에서 파견된 소수 행사 관계자들의 엘리트 의식과 대외적인 과시욕으로 지역 예술가들과 지역민들의 소외 및 무관심을 초래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 예산만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일부 행사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타산지석의 귀중한 선례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둘째, 행사 참가팀들의 문제점이다. 앞서 반월아트홀의 기획공연 문제에서 밝힌바 있듯이 행사에 초청된 서울의 단체들과 지역 단체들간의 차별에 문제가 있다. 경기도의 모 축제를 예를 들면 서울의 단체는 2천만원대 이상의 지원을 받으며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데 지역예술 단체들은 공식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의 예술가들을 들러리로 소외시키는 것은 지역 축제의 의미에 反하는 행위이므로 이런 문제점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일년이 조금 넘었지만 포천시 승격과 포천 반월아트홀 개관의 기쁨으로 포천 시민들은 시민의식이 충만해 있다. 이미 틀이 잡혀 있는 어느 도시보다도 포천은 면적도 넓지만 모든 것을 새롭게 가꾸어 갈 수 있는 가능성도 가장 많은 도시이다. 문화예술면에서 예술대학이 있는 도시이며 자원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앞으로 포천 반월아트홀은 지역예술을 위한 포럼이나 모임을 자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포천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문화예술도시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게 하며 획일화된 서울 문화예술의 직수입을 탈피하고 다른 지역에서 행한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