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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이중희] 역사는 이렇게 기록되어야 한다(3)


이중희 기자 / ijh460325@hanmail.net입력 : 2012년 11월 22일
↑↑ 이중희 한국정책개발원 경기도지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 (주)포천신문사
중국의 춘추시대 제(齊)나라에는 무도하고 음탕한 제장공(齊莊公)이라는 임금이 있었다. 이때 제나라에는 최저가 우상으로서 정권을 잡고 있었다. 최저는 동곽언의 여동생인 과부 당강에게 재취 장가를 들었다. 당강의 용모는 당대에 제일의 절색이었다.

어느 날 제장공은 최저의 집으로 행차했다. 그날 최저는 자기 처 당강으로 하여금 제장공에게 술을 따라 바치게 했다. 제장공은 술잔을 받으면서 당강을 보니 천하 절색인지라 깊이 반해버렸다.

제장공은 다음날 당강의 친정 오라비 동곽언에게 많은 뇌물을 주고 당강을 사모하는 간곡한 마음을 전하니, 이에 동곽언의 주선으로 당강은 기회를 보아 제장공과 교정했다. 그런 후로 제장공은 남모르게 최저의 집에 드나들며 당강과 교정하니, 남녀관계의 비밀이 어찌 오래 갈 수 있으리오. 최저도 어느덧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 최저는 제장공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제장공의 수하들을 매수하고 제장공의 모든 것을 살폈다. 또한 이후부터는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해나가니 제장공은 당강을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제장공은 자나 깨나 당강을 잊지 못해 괴로워했다.

그런 어느 날 거나라 임금 여비공이 제나라에 조공을 바치러 왔다. 제장공은 거나라 임금이 직접 조공을 바치러온 것을 크게 기뻐하고 최저의 집 근처인 북곽에다 크게 잔치를 베풀고 거나라 임금과 일행을 대접했다.

최저는 이제야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병이 났다는 핑계를 대고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제장공은 당강을 만날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잔치가 파한 후에 문병을 핑계로 최저의 집으로 가기로 하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최저는 당강과 부하들에게 계획과 임무를 부여하고 많은 무사들을 매복해 놓았다.

한편 제장공은 잔치가 끝나기 급하게 최저의 집으로 갔다. 최저의 문지기로 부터 최저가 병이 깊어 약을 먹고 사랑에 누워있다는 말을 듣고 제장공은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바로 당강의 방으로 들어갔다. 못내 그리웠던 당강을 보고 포옹하려는 순간 최대감이 당강을 찾는 다는 전갈을 받고 당강이 나간 빈방에서 제장공이 홀로 남게 되자 많은 무사들이 제장공을 어지러이 쳐 죽였다. 최저는 즉시 궁궐로 들어가 새로이 임금을 세우고 나라를 안정시켰다.

그리고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 태사 백(太史 伯)에게 명령했다.
“실록에다 제장공이 학질로 죽었다고 기록하라.”
그러나 태사백은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실록에다 “여름 오월 을해일에 최저는 그 임금 제장공을 죽였다”라고 기록했다. 얼마 후에 최저는 그 기록을 보고 대노하여 태사 백을 죽였다. 이 때 태사 백에게는 중(仲), 숙(叔), 계(季) 세 동생이 있었다. 다음 생 중도 그 형 백과 똑같이 기록했다. 그러자 최저는 태사 중도 죽였다.

그 다음동생 숙도 두 형과 똑같이 기록했다. 최저는 태사 숙도 죽였다. 그 다음동생 계도 죽은 형들과 똑같이 기록했다.

최저가 그 기록을 보고 기가 막혀서 태사 계에게 말한다.
“너의 형 셋이 다 죽음을 당했는데 너 또한 생명이 아깝지 않으냐, 내가 시키는 대로 쓰면 너를 살려주마.”
태사 계가 대답한다.
“사실을 바른대로 기록하는 것이 역사를 맡은 사람의 직분입니다, 자기 직분을 잃고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났습니다, 아무리 막강한 권력으로도 사직을 맘대로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옛 날에 진령공이 죽었을 때에도 태사동호는 조둔이 정승으로 있었기 때문에 능히 그를 치지 못하고 붓으로 실록에다 ‘조둔이 그 임금 진령공을 죽였다’라고 기록했지만 조둔은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즉 그는 권력으로도 사직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오늘날 내가 쓰지 않더라도 반드시 천하에 이 사실을 기록할 사람이 있을 것이니 최우상이 저지른 죄를 감출 순 없습니다. 그러니 나를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러자 최저는 그 기록을 태사 계에게 던져주며 깊이 탄식했다. 옛 시인이 사기에서 이 대목을 잃다가 시 한수로서 찬탄한 글이 있다.
“나라에 법이 없어 난신적자가 계속 일어 났도다, 능히 난신적자를 죽이진 못하나 붓으로 그들을 죽였도다, 사신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사명을 다하지 못할까 두려워 했도다. 하늘의 해는 밝고 밝아서 간특한 신하가 넋을 잃었도다. 슬프다 권력 앞에 아첨하는 자 들이여, 이 사기를 잃고 부끄러운 줄 알라.”

옛글이 이러하니, 능력도 없으면서 권력에 아첨하여 자리에 앉은 자들, 부패한 공직자들과 모든 위정자들은 역사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이중희 / 한국정책개발원 경기도지회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민주평통자문위원(포천시협의회 12기 협의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이중희 기자 / ijh460325@hanmail.net입력 : 2012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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