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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박근혜와 여성 대통령론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11월 1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세계적 여성 지도자들이 가장 보수적이고 남성 위주의 영역이라고 간주했던 정치판에서 당당하게 배출되는 것을 보니 세상이 많이 변한 모양이다. 현대사에서 영국의 대처여사는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력한 노조의 활동으로 인해 경제적 곤경에 빠졌던 국가를 구한 지도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작년 브라질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우마 호세프는 ‘브라질의 대처’로 불릴 정도로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녀는 룰라 대통령에 성원을 입고 성공한 케이스이지만 오랫동안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투쟁했으며, 룰라정권에서 에너지 장관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핀란드의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은 2000년 2월에 핀란드의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며, 아르헨티나의 크르시티나 페르난데스는 2007년에 당선이 된 바 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05년에 당선되었는데, 독일뿐만 아니라 EU를 이끌어가는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로 신임을 받고 있다. 그녀는 동독 출신이지만 통일독일의 경제를 부흥시키고 포우브지에서 4년 연속 1위의 지도자로 평가를 받을 정도로 통치력이 뛰어나다. 그녀는 남성들이 부족한 기다림과 인내를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조용한 지도력으로 세계적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메르켈은 결코 단순한 여성지도자가 아니라 남성을 훨씬 능가하는 지도자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지도자는 수많은 남성지도자에 비해 희귀하다는 것만으로는 높이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단호한 결단과 카리스마가 남성 지도자의 전유물이라면 여성 지도자는 그것만으로 안되는 또 다른 장점을 갖추어야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1970년대의 이스라엘 총리를 맡았던 골다 메이어는 이스라엘과 아랍국 사이의 분쟁을 조율하는 역할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이 생존하기 위해선 선제공격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었던 분위기에 맞서서 전쟁보다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녀는 12년간 백혈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공직에 있는 동안 그 사실을 감추고 자신의 임무를 조용하게 수행했던 것이다.

한국의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슬로건으로 ‘준비되어있는 여성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당연시 되고 있는 한국 사회가 국제사회의 능력 있는 여성 지도자의 출현에 발맞추어 여성 대통령란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은 그리 시기상조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한국이 여성대통령을 배출하는 것은 유교적 가부장적이고 전근대적 사회를 극복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깊게 숙고해야할 점들이 잠복하여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여성 지도자들은 조국의 어두운 점들을 투쟁하고 동참하면서 주류의 사회에 저항하다가 성공한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여성지도자로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준비해왔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가 현재 누리고 있는 정치적인 역량들은 자신의 힘으로 키워왔다기보다는 군사 쿠테타와 유신독재로 수많은 민주인사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전 박정희대통령의 후광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도 전국적이기 보다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독재정권의 수혜자들에 의해서 주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은 더욱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몇 차례의 총선을 성공시킨 것도 그녀의 창조적인 지도력을 바탕으로 하기보다 산업화의 공을 세운 부친의 공적을 높이 사 그것에 대한 향수에 젖어있는 자들의 지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박근혜의 여성대통령론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주위에 둘러싸고 있는 측근들을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힘이 든다는 것이 재벌개혁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녀에게 회심의 미소가 될 수 있었던 ‘경제 민주화’는 역시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이 정책의 입안자인 김종인 위원장과 결별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김 위원장은 그가 3대 핵심과제로 추진하였던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ㆍ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ㆍ재벌총수 국민참여재판 등이 '경제민주화' 공약에서 빠지자 박근혜 후보와 정치적 결별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복지정책을 선수 치듯 내놓았던 박근혜 후보의 정체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경제 양극화 속에서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jkparkdj@hanmail.net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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