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족]14-행복한 가정의 비결은 진실한 대화

대화하는 것을 쉽게 표현하면 소리굽쇠가 울리는 현상과 같다.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소리굽쇠 2개를 나란히 세워 놓고 한쪽을 때리면 다른 쪽도 같이 울게 되어 있다. 같은 재질로 되어 있다는 것은 상대방을 향해 마음을 열어 놓았다는 것과 같다. 한쪽 굽쇠만 울고 다른 쪽 굽쇠가 울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대화라고 할 수 없다.

동으로 만들어진 자녀의 굽 쇠를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부모의 굽쇠가 때린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이 굽쇠는 어느 정 도의 울림을 가져올까. 물론 약간의 울림은 있겠지만 서로의 몸속 깊이, 마음속 깊이 전달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울림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자녀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 그런 대화가 가능해질까? 사실, 대화에 있어 시간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얼마나 진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느냐에 달렸다.

자녀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부모가 입장을 조리 있게 표현하려면, 첫째, 어떠한 경우에도 감정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되며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자녀를 꾸짖어야 한다.

자녀를 객관적으로 꾸짖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대안을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야! 이 녀석아 너 정말 혼나 볼래, 응?" "너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니?" 와 같은 표현은 자녀의 행동에 대한 비난은 물론이고 사람됨됨이나 성품까지 비난하는 경우 가 되므로 반성하게 만들기보다는 저항감만 불러일으키게 된다.

"어휴! 이 문제는 지난번에도 아빠하고 풀었잖아. 그새 다 잊었어?" "공부 좀 해라. 이 멍청한 녀석아!" 이런 표현보다는, "공부한 만큼 성적이 안 나왔구나! 속상하겠지만,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 우리 함께 찾아보자!" 라는 표현으로 바꾸면, 서로가 공유한 문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해결책도 찾을 길이 열린다.

둘째, 부모의 감정을 진실되고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자녀에게 미안한 일을 했으면 사과 하고, 화가 나면 화를 내야 한다. 진실함은 신뢰형성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너 왜 그 모양이냐? 정신 안 차릴래?" 라는 표현보다는, "네가 덤벙거리는 바람에 아빠가 화 나셨잖니. 제발 좀 차분해졌으면 좋겠구나." 라는 표현이 훨씬 더 강렬하게 받아들여진다.

또 말을 시작할 때 1인칭이나 2인칭으로 하지 않고 3인칭으로 시작하면 훨씬 부드러워질 수 있다. 3인칭을 사용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나"라고 시작하는 것보다 "너"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너는 무엇 무엇이 문제다"라는 식이 아니라 너의 행동 때문에 부모의 입장이 어렵다라는 식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너, 참 왜 그렇게 답답하니" 가 아니라, "너의 잦은 실수 때문에 엄마는 참 답답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부정문의 사용을 억제하고 긍정문을 자주 사용하여야 한다. 긍정적인 표현은 누구에게나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부정적인 표현은 받아들여지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반발심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를 방해한다.

"텔레비전 보지 마!" "만화책 보지 마!" 라는 표현보다는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좋은데 프로를 정해서 보거나 뒤에 앉아서 볼래?" "만화책을 보는 것은 좋은데 선별해서 보았으면 좋겠구나." 라는 식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다음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넷째, 다양한 언어적 표현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부모가 사용하는 말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설명되는데 입을 통해서 나타나는 입술 언어, 얼굴 표정으로 얘기하는 얼굴 언어, 신체의 접촉을 통해서 나타나는 신체 언어, 그리고 몸 전체에서 풍기는 정서 언어가 그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부모는 자녀와 대화할 때 주로 입술 언어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서 입술 언어보다 신체 언어, 분위기나 느낌으로 표현하는 정서 언어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딸에게 아빠가 어깨를 주물러 주면서 부드러운 미소로 눈을 맞춘 후, "힘들지?" 라고 말했다고 해보자. 이 말은 "이번 시험 잘 봐야 돼!"하는 말보다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에게 가능한 한 이 4 가지 언어를 모두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자녀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단정적인 표현을 피하고, 쉽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너 같이 게으른 아이는 처음 본다. 너는 정말 이 에미 속만 썩히는구나." 라는 표현보다는, "너는 일 처리가 참 늦은 것 같은데 내가 뭘 도와줄까?" 혹은, "네가 그렇게 고집만 피우니 정말 속상하다. 엄마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니?" 라는 표현으로 바꾸면 자녀의 반응은 금방 달라진다. 그러므로 "이 녀석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야 행동이 변할까?"라는 생각만 하지 말고 "내가 어떤 말을 하면 이 녀석이 달라질까?"라는 쪽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자녀와의 대화 프로그램 마지막 단계는, 자녀와 대화하는 실제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 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가장 큰 행복이 훗날 자녀가 잘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그다지 자녀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편이다. 자녀들이 원하는 것은 풍요로운 물질이 아니라 따뜻한 정감이 오고가는 가족문화라는 것을 부모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