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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대선 캠프 참여그룹들, 제갈량인가 파우스트인가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10월 0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 (주)포천신문사
일전에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함께 한탄을 한 일이 있다. 함께 운동권에서 투쟁하던 친구가 갑자기 여당 캠프에 들어가더니 평소에 가졌던 정치적 소신하고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그는 친구의 행태에 대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그의 이중적인 행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하였다. 요즘 여당은 국민통합을 위해 국민의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씨를 영입하여 국민통합을 위해 일하게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그는 김 전대통령이 살아계신다면 이해하실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동작구 현충원에서 (김대중) 대통령님께 제 심정을 다 고백하고 나왔다”면서 “정도의 정치 일환에서 제가 국민의 대통합이라든가, 대탕평책 실행이라든가, 전향적인 남북통일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새누리당 입당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자신의 정치적 변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한광옥씨를 비롯한 소신을 바꾸며 캠프에 참여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보다 국가적 차원의 결단이라고 포장한다. 옛날부터 통치자들은 재사들을 기용하여 자신들의 정치나 전쟁을 수행하는데 정책과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였다. 삼국지의 유비는 제갈량이란 재사를 기용하였기에 자신의 부족한 정략적인 면을 보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갈량은 결코 자신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유비를 도왔던 것은 아니다. 그는 군웅이 할거하는 삼국시대에 촉나라의 2인자로서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해 일했던 인물로 오랜 세월 독자들과 중국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왔다. 2012년 대선에 수많은 재사들이 여당과 야당 대선후보의 캠프에서 참여하고 있는 시점에 그들의 행태를 제갈공명에 견주어서 비교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도대체 세계를 뒤흔들 능력의 소유자인 제갈공명이 왜 남의 정치 캠프에서 일했으며 어떻게 했기에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인가. 역사가들은 그가 지금까지도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자세가 시류에 따라 이 정권, 저 정권으로 옮겨가며 자신의 야망을 키운 자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맞는 유비라는 인물에게 신의를 지키고 끝까지 대의를 위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소신과 양심을 팔아서 권력을 얻으려는 자가 아니었다. 수경선생 사마휘가 그의 제자였던 그를 출중한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유비에게 천거하였고, 유비는 제갈량이라는 재사를 얻기 위해서 그의 초가집에 세 번이나 찾아가 함께 통일의 위업을 같이하자고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 사건을 표현하기 위해 삼고초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군주와 재사가 협력의 여부를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조조가 대군을 끌고 적벽에 쳐들어오자 동맹을 맺고 있었던 오나라 주유의 화공과 촉나라 제갈량의 동남풍이라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물리쳤다. 이로 인해 유비는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질 수가 있었다. 그리고 제갈량은 유비와의 신의를 죽을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서도 지키려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참다운 재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번 대선에서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수많은 재사들은 그들의 명분이 제갈공명의 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자신들을 돌이켜 보기 바란다. 괴테와 말로우가 쓴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는 모든 학문에 출중한 나머지 지금까지 닦아온 학문에 염증을 느끼고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자 한다. 그는 세상을 신처럼 지배하고 남은 여생동안 자신의 욕망을 최대한 누리고 살기 위해 사탄과 그의 사신 메피스토펠레스과 거래를 한다. 그는 메피스토펠레스를 노예처럼 마음껏 부리고 24년간 세상의 향락을 다 누리는 대신에 그의 육체와 영혼을 사탄에게 바치는 약정서를 작성하여 바친다. 게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세미녀 헬렌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조건을 내세운다. 파우스트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학자이면서도 제갈공명처럼 대의를 위해서 일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영혼을 팔아버리는 행위로 신의 저주를 받고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는 자신에게 허락된 24년의 시간이 다가오는 순간 때늦은 회개를 한다.

그는 “오, 시각이 다가온다, 시각이 다가와! 자, 몸이여, 공기로 변하거라. 사탄이 재빨리 지옥으로 끌고 가리라! 오 영혼이여, 작은 물방울로 변하여, 너른 바다에 떨어지거라, 결코 찾지 못하도록!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그런 무서운 얼굴로 나를 보지 마소서! 살모사여 독사여, 숨 한번만 쉬었으면! 추악한 지옥이여, 입을 다물어라! 오지 마라, 사탄이여!”라고 외치면 발악을 한다. 파우스트는 자신의 지나친 욕망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고 결국 영혼까지도 저주를 받는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인 것이다. 이번 대선 후보의 캠프의 재사들은 자신이 제갈공명인지 파우스트인지 곰곰이 숙고를 해야할 것이며, 자신의 판단이 대의에 의거하지 않았다면 더 큰 파국을 막기 위해 빨리 물러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10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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