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文化의 경쟁력

문화(文化)의 사전적 의미는 라틴어의 Cultura에서 파생한 Culture를 번역한 말로 본래의 뜻은 경작(耕作) 이나 재배(栽培)였는데, 나중에 교양,예술 등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영국의 인류학자 E.B.타일러는 저서《원시문화 Primitive Culture》<1871>에서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사회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정의를 내렸다.

서구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수 많은 외세침입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역사,문화의 단절을 경험하였다.

서구 국가들은 수백년에 걸쳐 산업화,도시화가 이루어져 전통문화의 보존이 용이하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과 수십년 안에 급격히 도시화, 산업화가 이루어 졌다.

이러한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파괴하고 배척하면서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우리의 전통마을과 가옥, 먹거리 등을 서구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현재는 각 지자체나 시민단체 등에서 그동안 경제개발의 뒤안길에서 잊혀져가던 지역의 전통문화를 지역발전의 전략적 수단으로 삼고 있다.

필자는 "광릉숲 문화의 거리를 가꾸는 사람들"의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지역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02년부터 매년 <광릉숲 문화의 거리 정월대보름축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농경 사회에서 이뤄지던 전통적인 놀이문화 <횃대사르기, 떡메치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를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하고 시행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도 충분히 관광 상품화 할 수 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 예술,문화인들의 협조, 지역언론, 방송의 전폭적인 지지와 포천시의 재정적인 지원과 행정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러한 전통 문화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었던 동인(動因)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우리 농촌지역은 각국의 쌀 수입 개방 압력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추곡수매제도"도 폐지될 예정이어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농촌테마 마을로 선정된 여러 마을에서 희망을 찾아 볼 수 있다.

경남 남해의 다랭이 마을은 바닷가에서 시작된 가파른 절벽위로 수백개의 계단식 논과 45°경사를 이루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농토를 조금이라도 더 넓히려고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계단식 다랭이 논은 크기와 모양이 제 각각이고, 언덕따라 생겨난 꼬불꼬불한 논길은 가다가 끊기고 그 흔한 트랙터 하나 없는 마을이다.

이 다랭이 마을에 가면 농가에 머물면서 토속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예부터 내려온 다랭이 논 만들기, 삿갓을 벗어 놓으면 보이지 않는다는 아주 작은 다랭이논 찾기와 마늘 쫑 뽑기?캐기, 시골학교 운동회, 그리고 몽돌해변에서의 일출,산책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자연적 불리함을 관광 상품화 하면서 많은 도시민들이 방문하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의 소득등대를 꾀할 수 있는 전형을 보여 주었다.

비단 이 다랭이 마을 뿐만아니라 친환경 농법을 시행해 많은 도시민이 찾아오는 강원도 화천의 토고미 마을, 가깝게는 팜 스테이(farm stay)를 할 수 있는 우리 포천시의 교동마을 등은 문화의 상품화와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 한다.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대비해 문화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문화의 산업화를 도모해야 한다.

문화의 경쟁력 확보에 의한 문화의 산업화는 소득향상과 더불어 삶의 질이나 쾌적성에 대한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 발전에 대한 큰 잠재력을 가진 새로운 산업분야가 되고있다.

따라서 문화가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포천 다운 문화의 매력을 찾아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 세계에 내놓을 때 문화적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지역경쟁력은 문화 경쟁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의 고유문화를 살리고 새롭게 창조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이러한 문화행사는 행정의 일방적인 주도로 지역민이 빠진 축제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역민이 빠진 축제는 단순한 행사에 불과하며 주민생활과 관계없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지방의 문화 행사는 재검토 되어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지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때 비로소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문화의 경쟁력이 생겨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