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시대를 연다 2

정형민 교수

알츠하이머나 뇌졸중과 같은 뇌신경질환의 경우 현재로서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뇌신경세포를 제작하여 이를 이식하면 치료가 가능해진다. 또 다른 예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췌장세포를 만들어 이식하면 치료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치료법을 세포대체요법이라 하고 앞으로 21세기 의학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이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의학은 발전되어 왔다. 현자까지 수많은 신약의 개발과 새로운 수술법 등의 개발로 많은 고통받는 환자가 치료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나 아직도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난치병, 불치병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질병치료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어 이 분야연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배아줄기세포란?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배아(수정란)를 이용하거나 임신 8~12주 사이에 자궁외임신이나 계류유산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치료목적의 유산을 시행할 때 적출되는 태아의 원시생식선세포를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세포주를 말한다. 배아줄기세포는 인체를 형성하는 세포이기 때문에 이러한 세포주는 특정한 신호나 자극을 주었을 때 근육, 신경, 피부, 뼈 등으로 분화가 가능한 세포이다. 인간 배아줄기세포는 1998년 11월 미국에서 최초로 개발되었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도 개발된 배아줄기세포가 5종 미만으로 매우 제작하기가 어려운 세포주이다.

배아줄기세포는 왜 중요한가?

배아줄기세포는 인간 생명체가 될 수 있는 배아를 이용하여 만드는 세포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또한 무한대로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전능세포 또는 만능세포라고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다양한 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를 혈액은행이나 골수은행처럼 세포은행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알츠하이머나 뇌줄중과 같은 뇌신경질환의 경우 현재로서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뇌신경세포를 제작하여 이를 이식하면 치료가 가능해진다. 또다른 예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췌장세포를 만들어 이식하면 치료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치료법을 세포대체요법이라 하고 앞으로 21세기 의학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이다. 배아줄기세포가 갖는 중요성은 이외에도 특정한 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분화유도 물질이나 유전자의 기능을 알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유전자 등이 문제가 될 경우 나타나는 질병을 역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질병원인을 알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되어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질병치료 기술의 개발이나 신약개발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현황

인간 배아줄기세포는 가장 최근에 연구되어 현재는 전세계적으로도 성공사례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심장근육세포, 신경세포, 근육세포, 췌장세포, 피부세포 및 연골세포 등과 같은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유도된다는 것을 확인한 정도이다.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임상적 치료를 시도한 예는 없으나 동물의 연구에서는 신경이 절단되어 반신불수가 된 동물에 신경을 만들어 이식한 결과 회복되었다는 보고, 당뇨병 동물의 췌장에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를 이식하여 당뇨병 치료가 가능하였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어 인간 질병치료에도 머지 않은 시기에 이용될 수 있으리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현재까지의 연구에서는 원하는 한 가지 세포만으로만 분화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종류의 세포까지도 만들어지는 문제가 있어 이를 극복해야만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연구의 문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바로 윤리적, 법적 문제이다. 연구를 위해 사용되는 재로 자체가 인간생명체로 발달할 수 있는 배아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많은 윤리적, 법적 문제점이 있다. 최근 영국 등과 같은 나라에서는 시험관아기 시술과정에서 나오는 폐기예정의 잉여 냉동배아(5년 이상 경과, 임신 후 출산에 성공한 부부로부터 나온 배아)를 이용한 연구 등은 허용하는 등 국가적인 지원 하에 연구를 독려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최근 생명윤리기본법이라는 시안이 발표되어 일부 제한적 연구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의 미래

배아줄기세포는 21세기 의학의 핵심기술로 연구될 것이다. 아직 연구의 초입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서는 국가적인 연구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미국의 유명 과학지인 Science지에서는 20세기의 위대한 과학업적으로 선정하였고 향후 5년 이내에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귀중한 재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제 질병의 치료는 단순한 약이나 수술로 치료하는 시대가 아니라 이상이 있는 세포나 조직을 건강한 세포나 조직으로 바꿔서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의 핵심이 바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