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는 물질만능의 서양문화에 대한 염증으로 유교적 가치관에 의한 삶의 문화를 다시 찾으려는 움직임이 현대인의 마음에서 생겨나고 있다. 한국인의 문화 기저에는 유교문화가 깊이 자리하고 있으니, 이런 현상의 근본을 알기 위해서는 공자의 사상을 바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방대하고 심오한 공자의 위대한 사상을 필자의 어눌한 논조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만분의 일이라도 이해를 하려고 한다면 ‘논어(論語)’에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논어는 공자孔子와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것이며 『논어論語』의 ‘논論’은 ‘논의하다’는 의미가 있으며, ‘어語’라는 글자에는 ‘답하여 말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논어論語』는 책의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도덕, 윤리, 학문, 예의범절, 일상생활의 여러 분야에 걸쳐서, 자신들의 사상을 토론 형식으로 묻고 답한 내용들을 담아낸 자료를 후대에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특히 『논어論語』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함께 정치와 학문에 대해 논변하였던 왕이나 재상과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여, 자기들의 사상을 피력했지만, 그 내용상 공자가 활동한 내용과 사상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시대적인 배경에서 보면 공자가 살았던 때는 외부환경이 열악하였고 사람들의 마음이 불안했으며, 온갖 폭력적인 침탈이 난무하는 난세였고 그 속에서 공자는 ‘인仁’을 주장하여 힘의 논리에 의한 무력을 잠재우고 평화를 회복하고자 주장한 인仁의 개념은, 자비로운 마음, 어짊, 인간애人間愛, 서로간의 사랑, 고결함, 남에 대한 배려 등 수십 가지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러니 공자가 인간관계에 있어 이상적으로 여긴 도덕개념은 당연히 인仁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인仁이라는 것을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저서『중용』에서는 ‘인仁은 사람이다.’ 라고 정의하였고, 자사의 제자인 맹자는 ‘인이란 인간의 마음이다.’라고 하여, 유학의 이론체계에서 사람을 뜻하는 인人과 도덕개념인 인仁은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 보고 있다.
특히 도덕적 인격으로의 인仁은 공자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그 가치를 군자君子가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으며, 군자君子는 임금의 아들이 아닌 ‘인을 획득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논어』에는 인仁에 대해서 ‘인간적인’ 또는 ‘타인을 사랑하는’, 또는 사람의 이상적인 인격을 말하고 있는데, 「안연편」에 나오는 동자의 말 중에 “인仁이란 사람을 아끼는 것이다”는 구절은 맹자 이후 사랑이라는 감정적 정서가 도덕행위의 바탕이고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정리해 보면 공자가 확립해 놓은 인仁이라는 개념 속에는, 인본주의, 사랑, 군자라는 세 가지 개념이 함께 존재하고 있으며, 인仁은 오직 인간의 행위에 관련해서만 붙일 수 있는 개념이므로, 「미자편微子篇」에서 “새와 짐승들에 대해서는 인仁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공자는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공자가 확립한 인仁은 인간이 추구해야할 최고의 도덕적 가치로, 모든 덕목을 말하고 있으며, 사람이 윤리적 행위를 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근거로 유가의 윤리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 여겼다.
한편 제자 안연이 ‘인仁 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자, 공자는 ‘극기복례克己復禮, 자신의 이기심과 욕구를 극복하고 예禮의 세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중궁의 질문에는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지 말라’고 비유적으로 대답한다.
뿐만 아니라 번지의 물음에는 ‘다른 삶을 아껴줘라’고 답했으며, 사마우가 물었을 때는 ‘어진 사람은 그 말을 더듬는다.’라고 하여, 인仁과 언어와의 관계에 대해서 제자마다 다른 비유를 들어 답했는데, 이런 공가의 인仁에 대한 여러 가지 답변은 인이 윤리와 연결되는 이상적인 개념이었기에 말로는 설명이 어려웠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논어論語』에는 제자들이 도달한 도덕적 개인차 때문에, 질문자의 지식수준과 도덕의 경지에 맞추어 모자람을 보완하기 위해서 다양한 답변을 했으니, 요즘 말로 하면 눈높이 교육을 한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공자가 인仁을 설명함에 있어서, 사람의 모든 덕목을 모은 집합체로 여겨서 공자 자신도 완벽하게 그것을 소유할 수 없을 만큼 넓을 범위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인仁의 경지는 설명의 차원을 넘어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앞에서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간략하게 설명했으나, 작은 지면으로 공자의 위대하고 고귀한 정신을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턱 없이 부족했다. 그리고 우리들은 겉으로 드러난 문화재나 우리 음식을 체험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우리의 정신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무쪼록 사람을 아끼며 변화를 덕으로 삼았던 조상들의 큰 정신을 깊이 공부하는 젊은이가 늘어나서, 수천 년을 이어온 숭고한 정신을 되찾고 그것을 온전히 계승하려는 노력들이 물마루처럼 일어나서, 근본을 알면서 발전을 추구하는 우리고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희용 / 대진대학교 동양철학 박사과정, 시인, 연극연출가, 제3대 포천시예총회장, 광릉숲생태문학회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감사,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수능시험장유치추진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