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우리집이 쿵쿵 울리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하고 밖에 나가보니 우리집 옆 골목길에 비만 오면 빗물이 고여 고이는 물을 빼내기 위해 하수도 맨홀에 연결시키는 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대가 낮아 빗물이 고이는 쪽에 맨홀을 묻어서 배수를 해야지 지대가 높은 우리집 아래부분을 파내는 것이 내 상식으로는 도대체 이해가 안되며 남의 집 아랫부분을 파려면 사전에 집주인에게 한번쯤 상의라도 하고 공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 공사를 어디에서, 누가 하는 것이냐고 물었으나 일하는 사람은 그저 "대림"에서 하는 것이라고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림"이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를 위해 하는 일이라 협조하기 위해 전기가 필요하다는 말에 전기를 연결해 주었는데 난데없이 집 전체가 울리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전기를 끌어다가 우리집 아랫부분에 묻어둔 주춧돌을 깨고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황당할 수가!
나는 당장 전기를 끊고 공사를 중지하라고 한 후 마을 이장에게 전화하여 이 공사에 대해 물었으나 이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대답하였고, 면사무소에 전화했더니 면사무소에서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수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하수도 사업소에 다시 전화하여 확인해본 결과 비가 올 때마다 골목길에 빗물이 고여 드나드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민원을 제기하여 하수도 사업소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과 대림건설에서 하청을 맡아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에 공사감리자에게 항의하자 공사감리자의 설명은 지대가 낮은 쪽을 파내는 것이 당연하나 낮은 지대쪽의 집 주인이 하지 못하게 하여 부득이 우리집 쪽을 굴착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빠른 시일내에 원상복구하고 골목을 굴착하는 대신 시멘트로 낮은 지대를 높이겠다는 대답과 함께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들었다.
그후 골목길은 다시 원상복구가 되었지만 나는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가 막힌다. 만일 우리집 주춧돌을 파내고 있을 때 그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 집을 지탱하고 있는 주춧돌은 분명 깨지고 그 밑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을 게 아닌가.
공사를 편하게 하려고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않고 아무렇지 않게 일을 하고 있는 것이 과연 주민들을 위하는 것인가.
이로 인한 주민의 피해는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는가. 이에 대해 아무런 이의제기도 하지 않으면 당연한 것이 되고 마는가.
주민을 위해 하는 공사인 만큼 이로 인해 또 다른 주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번 더 생각해보고 공사에 임하기를 바란다.
김미경 주부명예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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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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