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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휴전선 800리 10=양주승] 끝없는 진부령을 넘으며

<임진각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2012년 5월 24일 맑은 날 무더운 날씨
양주승 기자 / rot7114@hanmail.net입력 : 2012년 09월 06일
ⓒ (주)포천신문사

국립용대 휴양림 숙소가 깊은 산속에 있어 밤에는 춥다. 방바닥은 따끈따끈하게 난방을 해줘서 지금까지의 피로가 다 풀린 것 같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방바닥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해놓고 짐을 정리한다. 배낭을 짊어지고 46번 국도까지 계곡을 내려가야 한다. 안개가 끼고 인적이 없어 이른 아침에 걷는 것이 조금 으스스하다.

내려가는 길옆에 흔히 볼 수 없는 고추나무가 하얀 꽃이 만개하여 지천이다. 계곡물을 두 번이나 건너 내려오니 46번 국도가 나왔다. 살 것 같다. 인적도 없고 차량도 볼 수 없는 진부령을 앞만 보고 걷는다. 얼마쯤 걸었을까. 안개가 걷히고 저 멀리 집이 보인다. 고개 8부 쯤 왔는가. 길 옆 작은집에 얼굴이 까무잡잡한 노인이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아저씨 아침 식사 좀 할 수 없을까요.”
“우리 집에서 해드려요."
청국장을 시켜 먹고 나니 힘이 솟는다. 지체할 시간 없이 고개 정상을 향해 가는데 여기는 해발 520 미터 란 안내판이 보이고 고개 마루턱이다. 진부령 충혼탑에서 묵념을 하고 둘러본다.

ⓒ (주)포천신문사

진부령은 백두대간이 가로 막는 영서(간성과 인제)을 이어주는 오솔길이었던 진부령을 1632년 간성 현감이었던 택당 이식 이 인근의 승려들을 동원 해 좁은 길을 넓혔다는 기록과 1930년 일제 강점기에 신작로를 내면서 차가 다니기 시작하고 1987년 2차선 포장도로가 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진부령은 또 다른 이름으로 ‘조쟁이’라 부른다.
영서의 곡식과 영동의 해산물이 고개(진부령)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장이 서게 되고. 그러한 장터를 이 곳 사람들은 ‘조쟁이’, ‘陳富嶺’으로 불렀나 보다. 진부령은 6.25전쟁 전까지 북쪽의 땅이었다. 진부령 에는 민족의 비극이 그대로 남아 있는 향로봉 전투 전적비와 진부령의 전적 비가 있다. 오늘 거진읍이 목적지다. 고갯길을 내려가는데 경사도가 심해 배낭을 실은 카트 어찌 내미는지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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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끈을 매서 나는 뒤에서 당기고 박 권사는 카트를 붙들고 내려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자동차로 진부령을 지나갈 때는 금방 내려갔는데 이렇게 지루 할 수가. 깊은 산골길이라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 왼쪽은 산사태 방호 철망이 처져있고 오른쪽은 개울이 있고 경관은 좋지만 걷기가 지루하다. 사람과 부딪히며 사람 속에 살아야 이야깃거리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내려오다 보니 쇠똥구리 마을이 있다. 길옆 민박집 앞에 평상을 놓고 나뭇가지를 정리하는 사람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걸어본다. 육사 34기로 전역하여 이곳에 와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며 “커피한잔 하고 가세요”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친근해진다. 사모님이 나와서 콩국수로 점심을 준비 할 테니 잡숫고 가세요. 점심시간도 되었고 마땅히 먹을 곳도 없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점심을 맛나게 먹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몸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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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읍은 가까워지는데 박 권사 근육통이 온다고 한다. 길옆 농기구 창고 앞에서 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한다. 박 권사와 마사지를 하며 “이제 거진읍이 2킬로쯤 남았어”라고 말하고 짐을 챙겨 걷는다. 바다도 보이고 거진읍 시내도 보이고 안도감이드니 힘이 빠진 것 같다.

거진읍 초입에서 숙박할 곳을 정했는데 바다가 보이고 조망도 좋으나 여관 시설은 엉망이다. 하루 저녁 잘 것을 투정하면 무얼 하나 나 스스로를 위로 한다.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나 먹어야하기에 바닷가 회집으로 가니 오징어가 어항에 많이 있다. 10마리에 식사포함 3만원이다. 오징어 회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와 내일 통일전망대 갈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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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승 /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 사진동호회 회장
양주승 기자 / rot7114@hanmail.net입력 : 2012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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