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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출 에세이=47] ‘요거트’ 이야기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2년 08월 29일
 
↑↑ 김형출 시인, 수필가
ⓒ (주)포천신문사 
두 살 조금 넘은 우리 집 ‘요거트’ 녀석, 요즘 살판났다. 슬개골 탈구 수술한 양쪽무릎 통증도 사라지고 자력으로 걸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요거트는 2차 동물병원에서 슬개골 탈구 수술을 받고 10일간 입원 후 퇴원했다. 퇴원 후 20일 경과 후 왼쪽 무릎은 여전히 붕대가 감겨있고 모가지에 깔대기가 씌워졌다. 요거트는 활동적이고 활발한 녀석이라 또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안쓰러워 ‘깔때기’를 제거해주면 금방 아픈 다리를 빨아댄다. 다시 모가지에 족쇄를 채웠다. 나는 이런 요거트 녀석을 교묘한 놈이라고 말하곤 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단단하게 묶어놓은 붕대를 간밤에 풀어놓았다. 그러고는 나의 눈치를 슬금슬금 본다. 교묘한 놈, 꾀는 멀쩡하다. 깔때기는 보기에도 불편스럽다. 그렇지만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참아내야 한다, 교묘한 놈!

의사선생님은 한 주 동안은 절대로 붕대를 풀어주면 안 된다고 했다. 붕대를 감아둠으로써 날뛰는 것을 예방하고 상처가 빨리 아문단다. 잇단 실밥을 제거하고 애견미용실에 맡겨 목욕을 시켰다. 수술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목욕 후 집에 와서 보니 요거트는 왼 다리를 절룩절룩 전다. 다음날 아들이 다시 동물병원을 찾았다. 엑스레이 결과 별문제는 없지만, 앞으로 3개월간은 뛰지 않도록 조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이지만, 요거트의 왼 다리 무릎부터 엉덩이까지 붕대가 견고하게 묶여있다. 요거트 놈 그래도 좋다고 뒤뚱거리며 걷는다.

나는 요거트를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겨 있곤 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몸이 아프면 만사가 귀찮고 고통스럽다는 것과 상처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통증은 안쓰럽다는 것이다. 요거트의 끙끙 앓은 소리를 아직도 지울 수가 없다. 요거트는 전신마취를 하고 두 시간 30분여 수술 후 몇 시간이 지나 우리는 동물병원을 찾았다. 병원장실에서 상담 중인데 어디에선가 강아지의 끙끙 앓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나는 직감적으로 우리 요거트의 앓는 소리라 여겼다. 상담이 끝나고 간호사가 요거트를 안고 왔다. 눈동자는 초점이 없고 혀는 풀렸고 몸은 축 늘어졌다. 무의식 상태였다.

지금은 그때의 일을 까맣게 잊은 양, 요거트 녀석 먹을 것만 밝힌다. 반려동물을 싫어하는 집안에 무슨 인연인지 요거트가 한가족이 되었다. 아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했을 때 아내와 나는 누가 먼저랄까, “강아지는 절대로 안 돼!”였다. 아들은 우리 몰래 강아지를 키워왔다. 아들이 강아지를 키운 지 일 년 반 만에 우리에게 발각됐다. 그 후로부터 강아지는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요거트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가족으로서 예쁜 짓을 하면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프면 가엽고 안쓰럽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보살피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병원비와 약값이 너무 비쌌다. 비용이 늘어나면 누가 반려동물을 키우겠는가? 현실적인 개선방안이 요구된다. 우리 가족은 이젠 요거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었다. 함께 하는 날까지는 정성껏 보살펴줄 참이다. 말 못하는 짐승도 우리 인간에게 할 말도 불만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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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출 / 시인, 수필가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2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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