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통에서 용대리까지 걸을 계획이다. 많이 걷지 않아도 되고 큰길(4차선)이며 옛길도 있고 갓길도 넓어 걷기가 좋을 것 같다. 벌판이 보이고 큰길이며 사람도 많이 보여 이야기 거리가 있을 것 같다. 길옆에는 상가들이 즐비하여 먹을 것도 골라 먹을 수가 있다. 햇볕은 뜨겁지만 시원한 바람이 뒤에서 불어 모처럼 여유를 부리며 신나게 걷는다. 곳곳에 용대리에서 황태축제가 25부터 28일까지 있다는 홍보물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용대리 옛길로 가는데 설악 암반수 공장이 바로 길옆에 있어 나는 용기를 내서 공장에 들어가서 ‘물 좀 얻어 먹읍시다’ 한다. 공장 인부들이 휴식을 하고 있었다. 원수(原水)를 드릴까요? 하며 양수 호수를 내밀면서 콸콸 쏟아지는 물을 먹으라고 하니 마시기 조금 부담스럽다.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이 1리터짜리 물 한 병을 가지고 나와 ‘가지고 가시면서 드세요’라고 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큰소리로 “진부령까지 차를 태워 드릴까요?” 한다. 아마 나를 시험해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로 걸어서 가는 사람일까 의심도 할만하다. 이 바쁜 세상에 걸어 여행하는 사람을 보니 한숨이 나올 법도 하다. “아니요.” 사양을 하고 열심히 걷는데 용대초등학교 앞에 작은 국수집이 보인다. “박 권사 우리 모처럼 국수 먹고 갑시다.“좋지요.”
ⓒ (주)포천신문사
우리는 국수집에 들어가 국수를 시켜놓고 에어컨 바람으로 몸을 시키는데 정말 내가 임금이 된 것 같고 천하를 얻은 기쁨이다. 서빙 하는 젊은 아주머니가 여행 중이냐고 묻는다. “예, 걸어서 여행 중입니다. 용대리 가면 숙박할 곳 많은가요?” “국립 용대 휴양림에 가시면 편히 쉴 수 있어요.” “예? 휴양림요?” “내가 전화 예약 해드릴게요.”
인제군청에 전화하여 휴양림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전화를 한다. 걸어서 임진각에서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가시는 분인데 오후 4시경에는 휴양림에 도착하실 수 있다면서 여러 말로 휴양림 직원과 통화를 하여 예약을 해준다. 사실 당일 예약은 할 수 없는데 아마 운이 좋았나보다. 우리는 부지런히 또 부지런히 걸어 휴양림 매표소에 도착하니 4륜구동 화물차량이 기다리고 있었다. 매표소에서 휴양림숙소까지는 약 2.5킬로나 된다고 한다.
ⓒ (주)포천신문사
올라갈 때는 차량으로 올라가지만 내일 아침 내려오려면 걱정이 된다. 국립 용대 휴양림은 한반도의 등허리를 이루고 있는 태백산맥 북쪽의 진부령 정상부근에 위치했으며 국립공원 설악산과 동해로 통하는 46번 국도와 연접하고 있다. 매봉산(해발 1,271m), 칠절봉(해발 1,172m)으로부터 형성된 크고 작은 계곡을 따라 맑고 깨끗한 물이 휴양림 중앙으로 흐르고 있고 인공낙엽수림과 참나무, 피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등 천연림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휴양림인 연화동은 지형이 연화분수형, 연꽃이 물위에 떠 있는 현상이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DMZ와 근접한 최북단 해발 600m에 위치한 휴양림으로 주변의 울창한 숲으로 한여름에도 계곡물이 차가워 10분 이상 발을 담글 수 없는 심산계곡에 위치하여 숲속의 아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휴양지다. 먹거리를 걱정했더니 일하는 직원이 라면 4개와 파김치 쌀을 주면서 하는 말이 자기도 자전거 여행으로 경주까지 갔다가 자전거가 고장 나서 여행을 포기하고 버스타고 온 경험이 있다며 우리를 걱정해준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여 몇 번이고 인사를 한다.
이곳은 깊은 산중이라 물건을 살수가 없다. 라면이 없으면 저녁을 굶어야 할 판이다. 휴양림 숙소에 들어가 보니 호텔 수준이다. 깨끗하고 정말 좋다. ‘우리나라가 참 잘사는구나.’ 애국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