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문화접대(?) 시대가 다가왔습니다. 공연티켓이나 소품의 미술작품을 선물하는 문화접대는 고객이나 직원뿐만 아니라 바이어와 거래처 등 영업 전반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술이나 향락문화로 상대방을 접대하던 저급시류에서 접대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상호간의 품위를 한 차원 높이면서 뜻한 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고품격의 접대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내 접대문화에 새로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집에 그림 한두점 걸려있지 않은 집이 없고, 전시나 문화예술 공연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포천지역은 아직 그 시류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월아트홀이 개관된지도 벌써 1년이 지났고, 또한 그 곳에서 수많은 전시회가 있었습니다만 작품이 팔렸다던가 아니면 문의가 있었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더욱이 지역에서 보기드문 훌륭한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십여명 정도 관람객이 전부라니 부끄러움에 앞서 투자된 전시비용을 고려한다면 이 얼마나 큰 낭비입니까. 단편적이고 성급한 판단일지 모르지만 포천지역의 문화예술 수준이 미흡하고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것 같아 이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기북부지역에서는 그래도 우리 포천이 보기 드물게 최고의 전시문화 시설을 갖추 것에 비하면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문화예술도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어야 발전이 있습니다.
수요가 없다면 그야말로 작가는 창작의 불필요성과 더불어 의욕을 잃게 될 것이고, 더불어 좋은 작가나 걸작을 기대할 수 없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지금은 지방화 시대입니다. 지방화란 말 그대로 그 지역 사람들이 뿌리내리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고장을 스스로 만드는 일이며, 그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정된 직업과 함께 균등한 교육과 문화적 혜택을 골고루 누릴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지역 문화예술도 우리의 힘으로 우리가 키워나가야 합니다. 우리지역 우리지역민들을 위한 전시회나 공연임에도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때입니다.
포천 시민들만의 독특한 지방문화를 꽃 피우려면 우선 작은 일부터 실천부터 해야 합니다.
이 지역 출신이나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있는 작가들이 아름다운 포천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고 그들 나름대로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우리는 배려해야 합니다.
그들이 애써 마련한 문화예술의 장에 열렬한 성원과 더불어 지금의 접대문화를 접목시킬 때가 왔습니다. 접대나 감사의 표시를 공연티켓이나 소품의 미술작품으로 대신하면 어떻겠습니까.
문화라는 것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 점에서 문화정책도 교육정책 못지않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확실한 목표를 세워 실천해 가야 한다고 봅니다.
내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문화예술을 아끼고 사랑 할 때, 산자수려한 포천에 몸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도 좀더 적극적으로 지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창조적이고 독특한 그 누구도 흉내 내거나 넘볼 수 없는 아름다운 문화의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문화와 예술의 참된 가치는 문화예술의 다양성에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직접 겪지 못한 여러 분야의 다양한 체험을 예술과 문화 활동을 통해 얻어지도록 하면서 그들의 문화예술적 지평을 한층 넓혀나갈 때, 문화예술의 참된 가치는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포천에서 수준 높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앞으로 더욱더 활발하게 전개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문화예술인들이 창작에 전심전력하며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펼쳐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포천시민들도 질 높은 문화예술을 좀더 가까이에서 접하고 풍요롭게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독창적이고 고급스런 문화예술을 우리지역 주민들에게 누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또한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기꺼이 해야 할 일들입니다.
문화예술을 늘 사랑하고 즐기는 일등 포천, 일등 포천시민이 되도록 우리 함께 정진해야 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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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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