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죽엽산과 향적산 사이인 소흘읍 고모리 산 64번지 일대에 위치한 산의 명칭을 두고 설왕설래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지난 해 7월 20일 오후 6시 포천미래포럼(회장 김광우)과 소흘읍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제승)가 소흘읍주민자치센터 강당에서 “고모루성 문화 만들기”를 주제로 역사적 근거가 희박한 주장을 발표하여 인근 주민을 물론 시민들에게 지명에 대한 혼란을 초래하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날 현수막에는 역사기록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은 “고모루성”이라는 명칭을 내걸었고, 주제로 발표에서도 “고모루성은 경기도문화재(기념물 제185호)로 지정만 된 채 별다른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아…” 라는 내용을 발표를 하여 문화재의 명칭도 마음대로 만들어 사용했다는 오류를 범하여 세간에 눈총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한 지역인사는 경기도 기념물의 명칭은 “포천 고모리 산성”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교묘한 말장난으로 주민을 속이려 했다며 분노하기도 했는데, 주제발표나 토론에 참여하는 학자라면 적어도 문화재의 명칭정도는 정확하게 명기해야 했다는 것이다.
또한 역사나 고고학 비전문가가 증명되지 않은 지명을 주제로 제시하고 이것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 되었다면, 이 행사를 주최하거나 관여한 사람들은 기록에 대한 기초적인 확인도 하지 않고, 일을 잘못 추진했다는 원망을 피할 수 없는 것이고, 만일 의도적으로 주민을 속이려 했다면 정정발표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또한 이미 지난 2001년 단국대학교 매장문화재연구소가 포천군의 용역계약에 의해 2천8백만 원의 경비를 들여 단국대 출판부가 발간한, “포천 고모리 산성 지표조사 보고서”에는 고모리란 지명만으로 고모루와 연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보고서214 쪽)”, …고구려 유물은 전혀 출토된 바 없고 …고모루성으로 비정하는 견해는 따르기 어렵다.” (보고서 215쪽)라고 적고 있어 “고모루성”이라고 사용하기에는 누가보아도 무리가 있었다.
거기다가 “고모루성 문화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축제까지 개최하려고 했으나, 필자가 본지를 통하여 기념물의 정확하지 않은 명칭이나 확인되지 않은 지명을 주제로 선택하고, 역사나 고고학 비전문가가 증명되지 않은 기념물의 명칭을 고모리란 지명만으로 고모루와 연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제기한 바도 있다.
↑↑ 『용서고(龍西槁)』220쪽, 밑줄친 부분이 노고산에 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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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포천시는 단국대학교에 관련자와의 확인 절차를 거쳐 ‘고모루성’이라는 명칭 사용불가를 권고한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고모루성 문화만들기” 사업에 대한 공식적인 예산의 지원도 어려움을 통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당시 “고모루성 문화만들기”로 축제를 준비하던 포천미래포럼(회장 김광우)과 소흘읍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제승) 그리고 소흘읍(읍장 장미환)을 공동위원장으로, 축제의 명칭을 “수목원 아트 페스티벌”로 바꾸었다가, 다시 “수목원 가는길 2011”로 이름을 바꿔서 긴급하게 추진하였고 금년에도 준비 중에 있다고 하는데, 왜 유네스코에 지정된 공식명칭인 “광릉숲”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해부터 대학에서 화서학파와 관련한 연구를 하게 되었는데. 포천의 화서학파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고모리 일대에 거주하면서 후학을 양성하시던 용서 유기일 선생의 기록인 “용서고”를 확인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용서고(龍西槁)』에는 갑오년(1894년) 7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18년 전에, 魯高山築堡時祭告土神文 (노고산축보시제고토신문)을 비롯한 노고산(魯高山)에 대한 기록이 여러 번 등장하고 있다.
특히 1997년 포천문화원과 신성문화사가 발간한 용서고(龍西槁)』 220쪽에 있는 “魯高山築堡時呈官文(노고산축보시정관문)”에는, …竹葉香積兩山之間有魯高一峯(죽엽향적양산지간유노고일봉)… 죽엽산과 향적산 두산 사이에 있는 한 봉우리가 노고산이다”(사진자료에 밑 줄친 부분)는 기록이 있어, 고모리 원주민들이 아직도 이 산을 노고산이라 부르고 있는 것과 일치하기에 신뢰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포천에서 발행한 노고산의 한자 지명을 늙을 老(노)자와 시어미 姑(고)자가 아닌, 나라이름 魯(노)자와 높을 高(고)자로 魯高山(노고산)이라 불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소흘읍에서는 고모루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재 노고산성 대보름 축제의 명칭을 고모루산성으로 바꾸자고 주장했고, 축제의 예산일부를 남겨서 학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여, 이 산의 이름을 정확하게 규명하자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하였기에, 필자는 자문을 요청한 소흘읍체육회장에게 노고산에 대한 용서고의 사료를 제공한 바 있다.
그런데 자료를 제시한 이후로는 고모루산성이라고 그렇게 주장하던 사람들이 토론회에 나오지 않겠다며 기존 학자의 주장만을 듣겠다고 한다. 무엇이 떳떳하지 못하기에 본인들이 규명하자던 토론회에 불참하려는지 자신들의 주장에 그렇게 확신이 있다면 당당하게 토론회에 참여해서 관련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도리가 아닌가 말이다.
그리고 소흘읍은 지금까지 논란이 있었고 사용에 혼란을 겪었던 지명이라면, 산의 위치와 사용연대가 명확하게 나타난 기록을 찾아 제시했으니, 당연히 이 기록을 참고하여 사료를 정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노고산(魯高山)의 원래 이름을 찾아서 명확하게 정리해야만, 그동안 겪었던 주민들의 혼란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아니면 말고”가 통하지 않는 그런 결정을 기다려 본다.
이 희 용 / 대진대학교 동양철학 박사과정, 시인, 연극연출가, 제3대 포천시예총회장, 광릉숲생태문학회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감사,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수능시험장유치추진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