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프리즘으로 본 한국’-⑥은행에서

공항에서 환전한 돈이 집세 주고 물건 좀 구입했더니 지갑이 텅 비어 통장도 만들고 환전도 할겸 옛날 거래했던 K은행에 들어가 창구에 가서 용건을 말하자 주민 등록증을 주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민 갔다 이틀전에 돌아와서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하면서 여권과 과거 내가 사용하였던 K카드를 주었더니 창구 여직원은 사진까지 들어있는 자기 은행의 카드를 신기한 듯 들여다 보면서 컴퓨터를 두드려 보더니 “원래 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에게는 통장을 만들어 줄 수 없으나 과거에 저희 은행의 고객이었기 때문에 개설해 주겠다”며 여권을 복사하고 내가 준 달러를 환전하여 새로 만든 통장에 입금시켜 나에게 주었다.

통장을 받아 들면서 한국서 살려면 필요할 것 같아 “신용 카드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고객님이 동사무소에 가서 다시 우리 국적을 찾아 주민 등록증을 발급 받은 후 통장 거래 실적이 12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나를 완전히 이방인 취급하는 구나.”하고 생각하며 한국에 살려면 해외 교포를 위해 만든 거주증을 만들거나 아니면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는 수 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오후에는 과거 내가 살았던 서울 서초동 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야 겠다고 말하자 창구 민원 담당자가 해외 교민은 “종로에 있는 외무부 여권과에 가서 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포기 신청을 하고 거기서 발행해 주는 증명서를 받아 오면 처리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국적을 다시 얻는데 복잡 하구나.”생각하며 동사무소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