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준비(準備)와 대비(對備)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그런데 그 말이 그 말 같아서 그것이 어떻게 구분 되는지 얼른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준비나 대비라는 말에는 모두 ‘미리 마련하여 갖추다’는 뜻을 지닌 비(備)자가 들어가 있다. 준비나 대비는 미리 갖추어 ‘예방(豫防)’하는 것이다. 탈이 나기 전이 미리 막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준비는 자기중심적(自己中心的)인 것이고 대비는 상대중심적(相對中心的)인 것이다. 준비는 자기를 의식(意識)하는 것이고 대비는 상대를 의식하는 것이다. 여기서 상대란 경쟁자(競爭者)일 수도 있고 자연재해(自然災害)일 수도 있다.
준비는 순전히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미리 미리 챙기는 것이다. 게으름 피지 않고 한눈팔지 않고 제때 제때 챙기는 것이다. 시간이 경과하면 안 되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면 안 되는 것이다.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미리 미리 챙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눈팔거나 게으름 피웠다는 것이다. 미리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준비한다는 것은 이처럼 한눈팔지 않고 게으름 피지 않고 제 할 일을 제때에 미리 미리 챙기는 것이다.
준비는 또한 기회와 관계가 깊다. 찬스(chance)와 관계가 깊다. 무슨 말이냐 하면 기회는 준비한 사람에게만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그냥 지나치기 때문이다. 아니 기회가 온 줄도 모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그렇다고 누구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준비한 사람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대비하라고 선인(先人)들이 말하는 것이다.
준비가 당장 눈앞에 닥치는 일이라면 대비는 먼 앞날을 예상하면서 준비하는 일이다. 상대를 의식하면서 준비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무한경쟁(無限競爭)시대에 살고 있다. 경쟁에서 밀리면 끝장이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생존(生存)할 수 있다. 경쟁자에게 밀리지 않으려면 먼 앞날을 내다보면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 자연재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미리 미리 예상(豫想)하고 대비해야 한다. 미리 미리 대책을 강구하고 예방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말로만 대책을 세우고 말로만 예방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대책을 세우고 그것을 제때에 실행에 옮겨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이 있다. 미리 미리 대비하면 우환이 없다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미리 미리 대비하면 후환을 비껴갈 수 있다. 우리가 현재에 안주(安住)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편한 것만 바라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미리 미리 앞을 내다보고 우리에게 닥쳐올 문제들을 하나 하나 점검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우리는 '일본과 다르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일본이라고 그리 되고 싶어서 잃어버린 10년 아니 20년 세월을 보냈겠는가? 우리도 머지않았다. 노령인구(老齡人口)에 대비해야 하고 저출산(低出産)에 대비해야 한다. 강 건너 불 보듯 할 것이 아니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장마철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미리 미리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 우면산 사태 같은 것을 또 당해서는 안 된다. 자연재해라고 방패막이해서는 안 된다. 자연재해는 인재(人災)일 수도 있다. 미리 미리 점검하고 위험에 대비한다면 천재(天災)도 막을 수 있다. 천재였다고 떠넘기고 남의 탓만 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꿰뚫어 보고 대비해야 한다. 리더(leader)라는 사람들이 할 일이고 정치한다는 사람들이 할 일이다.
사명감(使命感)을 가지고 해야 한다. 책임감(責任感)을 가지고 해야 한다. 사(私)를 버리고 공(公)을 앞세워가며 해야 한다. 소명의식(召命意識)을 가지고 그 직(職)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공복(公僕)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공(公)을 위해 항상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