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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야기 한마당=이보용] 노(老)테크 하세요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입력 : 2012년 08월 06일
↑↑ 이보용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산악회 회장
ⓒ (주)포천신문사
재테크에 열중인 30대 젊은이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돈을 모으려 하는가?”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노후에 좀 편하게 살려고요.”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럼 노후에 무슨 일을 하면서 편하게 살 건데?” 그 젊은이는 말하기를 “딱히 무엇을 할 건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어려운 일이 네 가지 있다고 한다. 첫째는, 고생스러운 것이고, 둘째는 남에게 냉대 받는 것이다. 셋째는 고민스러운 것이나, 이 세 가지 보다 더 괴로운 것은 노년에 한가로운 것이다.

요즘 노후준비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는다. 각종 재테크에서 노후연금까지, 그 방법도 여러 가지다. 많든 적든 노후준비를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은 모임에 가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돈에 대해 말 한마디라도 자신이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사람이고, 한쪽에서 조용히 있는 사람은 별다른 준비가 없는 사람이다. 흔히 재테크가 노후 준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노년에 돈 걱정 안 해도 되니, 그것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노후 준비는 재테크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본에서 목각의 대가(大家)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10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사람들이 사후에, 그의 작업장에 가보고는 모두들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앞으로 30년은 충분히 작업할 수 있는 양의 나무가 창고에 가득 쌓여 있었던 것이다. 모두들 107세 노인에게 30년의 작업량이 왜 필요했는지 의아해 했다. 하지만 대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창고에 있는 나무를 보고 “30년은 더 장인으로서 살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을 갖지 않았을까. 그에게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하루하루 할 일이 있었으니,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행복했을 것이다.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하나하나 준비했다고 할 수 있다. 노(老)테크는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노(老)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열정이다. 만약 장인(匠人)에게 열정이 없었다면, 그저 평범한 노인에 불과했을 것이고, 반대로 열정이 있다면, 107세라도 여전히 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에도 그 열정을 놓지 않았으니, 그 목각 장인의 마음은 청춘이었을 것이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70~80살의 노인에게도 열정이 있다면 마음은 청춘이라는 것이다. 흔히 은퇴 후 30년의 시기를 핫 에이지(Hot Age)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열정을 가지고 또 다른 인생을 사는 시기라는 말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열정이 사라지고 할 일이 없어지면 그때부터 늙기 시작한다. 마음이 가장 먼저 늙는다.

한 생명보험회사에서 은퇴를 앞둔 전국 40~50대 남녀 500명에게 "자녀에게 남길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삶에 대한 가치관'이 81.2%를 차지했다. 의외로 재산에 대한 답은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 40~50대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리고 물질보다는 삶의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재물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더 많아질 수도, 금방 없어질 수도 있다. 또 없어졌다고 해서 모두 탕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고 싶은 일에 쓰는 것은, 모으는 것보다 인생을 더 잘 사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 70세의 노인이 골프 회원권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말에 남들은 “앞으로 골프를 치면 얼마나 치겠다고 회원권을 사는지.”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여생지락(餘生之樂)을 몰라서 하는 말.

공자는 즐기는 자가 최고라고 했고, 키케로는 젊은이 같은 노인을 만나면 즐겁다고 했다. 재물이 아무리 많아도 인생을 즐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웰빙(Well-being)이라고 할 수 없다.

은퇴가 곧 인생 끝이 아니고, 은퇴 후에도 또 다른 인생이 있음을 안다면 재테크 못지않게 노(老)테크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핫 에이지(Hot Age)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이보용 /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포천신문산악회 회장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입력 : 2012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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