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때 가장 악랄했던 독일군이 운용한 형무소는 아우슈비츠입니다. 그곳에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유대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죽어갔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 엘리 위젤이 쓴 '흑야(黑夜 Die Nacht)'에는 독일군들의 만행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뜨거운 불구덩이에 옷을 벗은 아버지가 서있으면 자식이 뒤에서 그를 막대기로 밀어 불구덩이에 빠뜨립니다. 만약 잠시라도 주춤거리거나 머뭇거리면 독일의 게쉬타포가 와서 그의 머리에 권총을 발사합니다. 다른 곳에선 작은 방에 서너 명의 사람을 집어넣어 선 채 굶겨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서서 굶어죽는 사람들은 그들을 학대하는 독일군에 대한 원망이나 증오보다는 앞에 서있는 동족들을 원망하면서 선 채 죽어갑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교수대에 사람을 달아 죽였는데 부모로 하여금 고통 속에 죽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게 했습니다.
이런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겪고 나온 엘리위젤은 결론짓기를 "그 당시 많은 유대인을 죽인 것은 아사(餓死)나 가스실, 혹은 총알이나 교수대가 아니라 '절망(絶望)'이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처형이란 절망으로 인해 이미 죽은 유대인들의 목숨을 끊었던 '하나의 확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을 죽인 건 절망이라는 병입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형무소를 접수한 연합군이 내부를 샅샅이 수색하던 중 어느 벽 앞에 이르러 소스라쳐 놀랐습니다. 어둡고 게슴츠레한 벽면 한 구석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써있었기 때문입니다. “구름이 아무리 많이 끼었어도 나는 구름 너머 태양이 있음을 믿노라” 그리고 그 밑에는 다음과 같은 시가 써있었지요. 찬송가 304장 3절입니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삼아도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 수 없겠네”
사랑하는 여러분, 정말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누가 가장 불행한 사람일까요?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은 더 이상 살아야 할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절망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절망은 우리의 모든 의지를 무력화시키고 우리 영혼을 초토화 시키고 맙니다. 삼중고(三重苦)로 고통당했던 헬렌 켈러가 말합니다. "태양을 바라보라. 그러면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