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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학진의 묵상=6] 필사즉생(必死卽生)


정학진 기자 / wonchun7@chol.com입력 : 2012년 07월 28일
↑↑ 정학진 일동감리교회 목사, 시인
ⓒ (주)포천신문사
우스갯소리로 글을 엽니다. 정육점 주인이 예수를 믿고 구원의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열심히 성경을 읽었지요. 그 날 아침 읽은 성경은 히브리서 9장 27절이었습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마침 어린 아이가 고기를 사러 왔습니다. 그는 이 구절을 가지고 전도하고 싶었습니다.
정육점 주인이 시퍼런 칼을 갈며 심각하게 물었습니다.
“애야, 넌 죽음이 두렵지 않니?”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고 놀라 슬금슬금 문을 나서는 아이에게 칼을 들고 따라가며 정육점 주인이 계속 소리쳤습니다.
“얘, 넌 곧 죽게 된단 말야. 안 죽을 줄 알아? 죽을 수밖에 없다구”

한국전이 치열하던 어느 전선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중요한 고지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은 대대장은 그날 밤 병사들을 집결시켰습니다.
“오늘 우리는 참으로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 조국의 운명을 짊어진 전쟁을 치러야 한다. 우리의 승패에 따라서 이 전쟁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리곤 엄숙하게 말을 이었지요.
“지금 조국은 우리에게 목숨을 요구하고 있다. 죽기를 각오하고 나와 함께 고지를 사수할 병사는 내가 긋는 금 앞으로 나오라.”

그리고는 막대기로 금을 그었습니다. 병사들은 굳은 결의를 하고 한 사람씩 금을 건너 앞으로 왔습니다. 장엄한 장면이었습니다. 비장한 결심을 하고 금을 건너오는 장병들의 얼굴은 이미 죽음을 초극(超克)한 결단이 서려 있었습니다. 결국 남은 대대원인 233명이나 되는 병사가 단 한 명만을 제외하곤 모두 금을 건너왔습니다. 남아있던 한 병사가 말했습니다.
“대대장님, 저는 부상을 당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죄송하지만 그 금을 제가 서있는 뒤에 다시 그려줄 수 없겠습니까?”

그날 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목숨을 건 병사들 덕분에 고지는 사수(死守)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다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겠습니까? 이것을 위해 산다고 말할 수 있는 생의 목적이 여러분에게 있습니까? 그렇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정학진 / 일동감리교회 목사, 시인
정학진 기자 / wonchun7@chol.com입력 : 2012년 0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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