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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문화에세이] 박근혜의 5.16 발언, 무엇이 문제인가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07월 1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정치인에게 국가관과 역사관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가와 역사에 대한 그들의 가치관은 국가의 정책을 결정을 하는데 본질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의 주요 책임을 맡을 인사들에게 현재 뿐만 아니라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것도 이런 까닭인 것이다.

최근 박근혜 경선후보는 지난 16일 한국 신문방송 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일으킨 5.16에 대한 평가에 관한 질문에 대해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발언을 하여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문제인 고문은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라고 비판의 포문을 열어 야당의 대표적인 경선후보로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왕에 꺼낸 아버지에 대해 적극적인 옹호를 하기 위해서 5.16의 역사적인 가치를 “5.16과 유신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함으로써 옹호한 바 있다. 이것은 경제개발의 업적을 방패로 삼아 구데타와 독재를 정당화하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씨는 5.16에 대한 옹호적 발언에 관해 발생한 야당의 거센 반발을 평가절하하면서 "정치권에서 현재 해야될 일, 국민의 삶을 챙길 일이 많은데 계속 그것을 가지고 역사 논쟁을 하냐 이거죠"라고 적극적으로 응수하고 나섰다. 대선후보로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여당 후보가 국가와 역사에 대해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통진당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의 국가관에 대해 문제를 삼았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지 않은가. 하물며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군사 반란행위나 독재정치를 최선의 선택이라는 발언한 것은 대통령 후보로서 확실하게 집고 넘어가야할 국가 정체성의 문제인 것이다.

박근혜에 불리한 논란의 국면에서 서울대 박효종 교수를 비롯한 일부 극우적 평론가들은 ‘최선의 선택’이란 표현에 대해 옹호하기 위해 "5.16은 시작은 쿠데타였지만 결론적으로는 혁명이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5.16 혁명은 경제를 발전시켜 중산층을 두텁게 해 장기적으로는 민주주의의 보루를 형성하는 데도 형성에도 기여했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역설적인 논리까지 개발해내는 등 박근혜 구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박정희의 최대 치적인 경제발전이라는 이유만으로 군사 구데타나 독재정치가 앞으로도 가능하다는 말인가. 또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민주주의는 얼마든지 유보할 수 있다는 것인가.

물론 국민들은 50년대와 60년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기억하고 있으며, 개발독재가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개발독재란 국민들에게 분배해야할 경제적 파이를 일부 대기업에게 몰아줌으로써 공장을 짓고 수출전선에 나섰던 것이다. 그 경제적 발전의 뒤에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국민들이 배고픔을 참고 희생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 한 독재적 지도자의 공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 국민은 이승만이란 독재자를 허용하지 않고 4.19 혁명을 성공시켰으며, 군사독재에 대해 저항하여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6월 항쟁을 거친 위대한 민주주의 역사를 발전시킨 장본인들이다.

한국인들이 북한의 위협이나 기아 문제 같은 문제에만 매달렸다면 지금의 미얀마나 태국, 중앙아시아, 중동 등의 독재국가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한국은 경제와 북한의 이슈로 독재를 연장하려는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의 군사독재나 권위주의 시대를 청산하고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선진국이란 결코 경제적인 능력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한 국가의 인권, 복지, 경제 민주화 등의 중요한 평가기준이 충족이 되어야 한다. 설혹 박정희의 개발독재나 5.16 구데타가 결과적으로 경제적 발전으로 이끌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시대로 진입해야하는 대선의 국면에서 헌법정신을 손상시킨 역사적 사건에 대해 그 정당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긍정적으로 수용해서는 안되지 않은가.

박근혜 후보는 차라리 “5.16이나 개발독재가 경제 발전에 기여를 하였지만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서 있어서는 안되는 사건이었다”라고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박근혜가 한국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박정희의 후계자가 되어서는 안되며, 그를 뛰어넘는 역사관과 국가관을 가져야 한다. 그녀가 5.16을 ‘구국의 혁명’이라고 주장하는 박정희의 후계자일 뿐이라면 우리 국민은 그녀의 극우적 가치관에 저항해야 하며 막아야 한다. 왜냐하면 북한의 위협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구데타나 독재정치가 한국사회에 다시 일어나도 가능하다는 논리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는 요즘 전방을 시찰하면서 야당의 비판을 국가안보나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발언이나 공격하는 비판자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민은 북한의 위협이나 일부 종북주의라는 안보적 가치보다는 피와 땀으로 이룩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몸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야당 의원이 독재자 스탈린의 외동딸 스베틀라나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주문하듯이 박근혜 후보가 '우리 아버지는 독재자였고, 딸로서 침묵한 나도 공범자다. 이제 아버지는 세상에 없으니 내가 그 잘못을 안고 가겠다'라고 자숙하면서 새로운 정치를 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park@daejin.ac.kr)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2년 0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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