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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경위를 잘 살펴 나라를 정도(正道)로

경우(境遇)와 경위(涇渭)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2년 07월 07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언어(言語)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사람이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겪듯이 언어도 똑같은 과정을 겪는다. 그래서 어제의 비표준어(非標準語)가 오늘의 표준어가 되기도 한다. ‘경우(境遇)가 바른 사람’이나 ‘경우(境遇)에 어긋난 행동’ 같은 표현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예전에는 ‘경위(涇渭)가 바른 사람’ 또는 경위(‘涇渭)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사람들의 입에 많이 굳어졌다고 판단해서 경우(境遇)와 경위(涇渭)가 같이 쓰이고 있다.

경위(涇渭)는 황하(黃河)의 지류(支流)를 말하는 것이다. 경수(經水)는 항상 흐리고 위수(渭水)는 항상 맑다. 이 두 물이 제각각 흐르다가 서안(西安) 부근에서 서로 합쳐진다. 그런데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맑고 흐림이 합쳐지지 않고 더욱 뚜렷이 구분된다 해서 ‘사물의 이치에 대한 옳고 그른 구분이나 분별’을 뜻할 때 사람들은 ‘경위를 따진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사실을 빗대어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까지 추리(推理)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직접 목격(目擊)하지 않은 일이나 사건을 나름대로 복기(復棋)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다. 갑론을박(甲論乙駁)하는 것이다. 주장하고 공박하는 것이다.

언어란 말에 의미(意味)를 담은 것이다. 뜻을 담은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말을 통해 자신의 뜻이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한다. 그래서 의사소통(意思疏通)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의미를 공유(共有)하는 것이다. 셰어(share)하는 것이다. 뜻을 같이 하는 것이다. 뜻을 같이 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어떤 말을 ‘A'라고 같이 받아들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A’라고 말하는 사람의 뜻을 따른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말을 나는 ‘A’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는데 상대는 ‘A'라는 뜻이 아니라 ’B'라는 뜻으로 말하고 주장하는 것이다. 같은 말을 놓고도 서로 다른 뜻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문제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행간(行間)의 의미를 살피라’고 말하는 것이고 그 같은 말을 하는 저의(底意)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액면(額面) 그대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말 뒤에 숨겨진 의도(意圖)를 살피라는 것이다. 그 말에 ‘거짓이 없는가?’ 살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진정성(眞情性)을 살피는 것이다. 그 말에 진정성이 없다면 허사(虛事)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물론 한 국가와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간쟁(諫諍)도 필요하고 비방(誹謗)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익(國益)과 정체(政體)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나라를 헐뜯고 국론을 분열(分裂)시키는 궤변(詭辯)이어서는 안 된다. 적에게 도움이 되는 이적행위(利敵行爲)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라의 정체를 뒤흔드는 반국가적(反國家的)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나라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나라가 있어 내가 있는 것이고 나라가 있어 내가 자유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인식(認識)해야 한다. 깨달아야 한다.

요즘 얼마나 많은 말들이 오고가는가? 얼마나 많은 말들이 사람들을 현혹(眩惑)시키고 헷갈리게 하는가? 우리는 모두 경우에 어긋나는 일을 해서도 안 되고 경위에 어긋나는 말에 귀 기울여서도 안 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설마 그러겠는가? 설마 설마 하다가 당하는 것이다. 역사(歷史)가 말해주고 과거사(過去事)가 말해준다. 지난 일들이 말해준다. 설마 설마해서는 안 된다.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보아야 한다. 현실을 직시(直視)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우리의 지도층(指導層)이라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리더(leader)라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떠한 경우에도 경위를 잘 살피고 이 나라를 정도(正道)로 이끌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2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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