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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학진의 묵상=4] 채찍보다 강한 격려(피그말리온 신드롬)


정학진 기자 / wonchun7@chol.com입력 : 2012년 07월 06일
↑↑ 정학진 일동감리교회 목사, 시인
ⓒ (주)포천신문사
오래 전, 나에게도 목회에 대한 심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평소 존경하던 은사 목사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 상담 후에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고 결심했습니다.

내가 정말 주의 종으로 자격이 있는지, 무기력이 내 전신을 싸고돈다고,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나는 함량미달(含量未達)이라고. 울먹이며 주절주절 넋두리를 늘어놓았습니다.

수표교교회를 담임하시던 윤주봉 목사님은 언제나 내 말을 먼저 끊는 일이 없으셨지요. 끝까지 다 듣고 난 후 예의 그러셨듯이 조신한 음성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정 목사, 난 정 목사가 자랑스러워. 자네가 우리 교회에서 전도사 생활을 하던 5년이 내겐 가장 즐거운 시절이었어. 그때 들려준 재미난 유머를 지금도 친구 목사와 교인들에게 사용하고 있는 걸… 난 자네가 자랑스러워.”

전화통을 붙잡고 크게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앉고 일어섬을 모르던 나를 위로하시던, 고인 되신 그 분의 음성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나엘 호오돈>은 대학 재학 시절 3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평소 이들 때문에 작가가 되었고 자신의 길을 걷게 되었다며 성공의 공로를 그들에게 돌리는데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호오든이 다닌 <보든>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거부 출신 <호레이쇼 브리지>인데 무명이던 그를 작가로 예우하고 출판비 전액을 지원한 사람입니다.

둘째는 훗날 미국 14대 대통령이 된 <피어스>인데 정계에서 기반을 닦자마자 그의 집필활동을 여러모로 도왔고 무명작가를 대작가로 미리 예우한 인물이었습니다.

셋째는 유명 시인 <롱펠로우>입니다. 그는 호오든을 위해 서론을 써주고 무명이던 그를 작가로 예우하며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은 인물이지요.

작가 호오든은 이런 3명의 친구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즉 그는 이미 대작가로서 이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렇듯 한 사람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기대하며 그에 걸맞는 이름을 붙여주는 걸 피그말리온 신드롬(Pygmalion Syndrome)이라 한다던가요.

비판과 질책이 난무하는 시대, 따스한 말 한마디 던지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제발 <피그말리온> 신드롬이 <피를 말려요> 신드롬이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정학진 / 일동감리교회 목사, 시인
정학진 기자 / wonchun7@chol.com입력 : 2012년 07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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