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된 바에 의하면 지난 19일 민자고속도로 현장사무소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지역의 도로문제를 언급하며 포천에 있는 1천만 평이 넘는 영평사격장과 승진훈련장이 있어서, 미군이나 우리 군이 쏘는 대포와 공중사격으로 인해 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거론했다.
그리고 이렇게 국가안보로 인한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없이, 경기북부의 열악하고 협소한 도로 때문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장갑차가 밟고 지나갔던 미선이 효순이 사건을 언급하며, 반미시위가 아니라 도로시위를 해야 할 판이라고 강한 어조로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그리고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먼 지방에도 도로개설이 계속되는데, 350만이 살고 있는 경기북부의 도로는 너무도 열악한 것에 대해서, 포천민자고속도로 공사추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그렇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언급했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포천에는 동양 최대의 미군 전용사격훈련장인 피맺힌 영평사격장이,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를 훨씬 넘는 기간 동안 광활하게 주둔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둔할 것이다.
이 사격장에서 날아오는 포탄이 민가를 급습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엄청난 소음, 몸서리치는 진동, 불발탄이 폭발하여 벌어진 인명피해,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경제적인 손실과 농작물과 축산피해에 대한 마땅한 보상은커녕 그 흔한 개발 사업조자 외면되어 왔다.
또한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개발제한구역관련법 등의 수많은 규제로 인해서 속이 썩어 들어가는데도 속상함을 짓누르고 무조건 참아야 하는 세월을 답답하게 보내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안보로 인한 천문학적인 피해의 사례들을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군사훈련장 인근 주민들의 머리위로는 포탄을 날아다니고, 땅에서는 전차의 굉음이 울리며, 하늘에는 전투기가 고막이 터져라 소음을 내며 날아다니고, 거기다가 저공으로 비행하던 헬기들과 고속으로 하늘을 날던 전투기의 추락사고 등으로 전쟁터와 같이 주민들의 불안한 마음은 이미 숯덩이가 된지 오래다.
그런데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임기동안 선거에 출마 당시에 내놓았던 공약의 이행보다는, 경기북부를 비롯한 포천시에 대한 예산의 지원에는 경기남부에 비해 너무도 인색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음에도, 본연의 책무인 도민의 어려움을 챙기는 모습보다는, 자신의 대권출마를 향한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으니 그 진정성을 의심받아 마땅하다.
만일에 김 지사가 경기북부를 비롯한 포천시의 발전을 진실로 걱정했었다면 벌써 지사직을 두 번째 연임하며 충분히 실천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제 와서 350만 주민을 운운하며 생색내기로 얼렁뚱땅 새로운 문제처럼 지나친다면, 이는 형식적인 립 서비스로 너무도 속보이는 처세로 밖에 그 진정성이 마음에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동두천의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한다고 할 때, 당시 도지사직에 있던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제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피력하면서, 경기북부를 발전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패러다임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한 평화적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 안목에서의 정책적 지원이 지속되어야만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때도 있었지만, 동두천지원을 위한 특별법은 흐지부지 날짜를 넘겨서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그러니 최근에 김 지사가 언론과 경기북부 국회의원 모임에서 밝힌 예산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는, 벌써 오래전부터 진행했어야 하는 절실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선 출마와 연계한 애매한 시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 그렇게 진실해 보이지 않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현재 포천시에는 미군종합사격장이 4백 20만평, 탱크와 전투기사격훈련장인 승진훈련장 등 6백7십 만 평 규모의 한국군사격장을 포함 총 1천8십7만 평의 사격훈련장이 있다.
지난 2008년 4월에 경기개발연구원(최용환 박사)의 용역 보고에 의하면 사격장이 주변에 미치는 피해와 군사시설 입지로 인한 피해규모는 군사시설보호구역피해 9조 6,205억원, 훈련장 및 사격장피해 1조 6,170억원 등 10년간 자산 가치피해액을 총 11조 2,379억 원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니 지난 60년간의 피해를 모두 합산한다면 수십조에 이르는 피해를 감수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흡족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이미 여러 해 전에 안보로 인한 포천시의 피해규모가 발표 되었고, 그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임기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도로사정을 운운하며 생색만 내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본분을 다하여 포천을 비롯한 국가안보로 엄청난 피해를 겪고 있는 소외지역을 위해서 지원을 확대해야만 도지사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경기도 예총 부회장으로 도지사공관에 초청되어 환담을 했을 때 김문수 지사는 “도지사 임기는 짧고 예술은 길다.”라고 뼈있는 농담을 한 바 있다. 말대로 선출직의 임기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길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지만, 그 기간 동안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성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기왕에 포천에 대한 언급이 나왔으니 말인데,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분단의 벼랑에서 안보를 빌미로 목숨까지 담보하면서도, 개발에서 소외되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열악한 포천시의 살림살이를 올바로 인지해서, 특별조례를 만들어서라도 충분한 예산이 지원되도록 정직한 실천을 보여주어야만 입으로만 생색을 내려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희용 / 대진대학교 동양철학 박사과정, 시인, 연극연출가, 제3대 포천시예총회장, 광릉숲생태문학회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감사,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수능시험장유치추진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