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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출 에세이=41] 세월가면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2년 06월 28일
 
↑↑ 김형출 시인, 수필가
ⓒ (주)포천신문사 
지금 나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다. 그러고 보면 하루해가 짧듯이 한해가 점점 짧게만 느껴진다. 사람의 수명은 의학과 의술의 발달로 점점 연장되면서 노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이것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가 오면 사회보장제도는 노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겠지만 그 혜택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 뻔하다.

가끔 파고다 공원 앞을 지나치면서 노인들이 모여 소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늙으면 저 노인들 모습일거라 생각하면 갑자기 서글퍼진다. 연로하신 노인들이 “늙으면 죽어야지!” 푸념하는 소리를 가끔 들어봤다. “자식은 있으나 진정한 자식은 없다.”라는 말뜻으로 들리는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우리의 사회 어두운 한 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쓰레하기도 하다. 물론, 노인을 공경하며 정성껏 모시는 사람도 많다. 각박한 세상에서 반짝이는 보석처럼 돋보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

나 늙으면 우선 자식에게 덕 볼 생각은 없다. 그리고 “늙으면 죽어야지!” 이런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내 몸이 성할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다. 또한, 외롭지 않게 탁주 한 사발씩 나눌 수 있는 마음이 통하는 벗들과 함께하고 싶다. 나라 안팎도 좋다. 이곳저곳 여러 곳을 아내와 함께 여행하면서 인생을 보내고 싶다. 지금까지 투자한 원금 일부를 조금씩 용돈으로 타고 싶다. 만약을 위해서 저축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돈이 인생 전부는 아니라지만 그래도 돈 없이는 그 어떤 것 하나 할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나의 글 작업도 노년에 심심하지 않게 소일거리를 찾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글 쓰는 것이 참 잘된 선택이었다고 자문한다. 아무리 의욕과 열망이 넘쳐난다 해도 몸이 마음같이 따라주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기에 건강했으면 좋겠다.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어릴 적에 심하게 아파 죽을 뻔했던 이야기를 철이 좀 들어서 부모님에게서 들었다.

나의 머릿속에는 건강이 재산목록 1호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건강관리가 마음대로는 되지 않겠지만 지금 건강 회복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작년 10월 말 내 몸 일부에 단풍이 들어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다. 그로부터 8개월이 흘러 마지막 항암지료를 받고 CT 검사, X-레이, 혈액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조기에 발견된 암, 전이를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항암을 맞았다. 항암치료가 끝났다는 기쁨에 내가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우리네 인생, 정답이 있는 듯 없는 듯 애매하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실천하면서 남아있는 여정을 꿈꾼다.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하여 종착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 늙으면 무엇 하리오. 세월 가면 나이를 먹고, 나이 먹으면 늙고, 늙으면 병들고 외로워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젊다고 좋아하지 말라, 항상 젊은 것이 아니리라. 인생은 세월 따라 인생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김형출 / 시인, 수필가
김형출 기자 / mjmc00@hanmail.net입력 : 2012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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