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23 오후 04:40: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자유기고

[에세이=김기호] 어느 행복한 장밋빛 휴일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2년 06월 27일
↑↑ 김기호 수필가,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고문
ⓒ (주)포천신문사
모처럼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으려 냉장고를 뒤지다가 급 대청소의 역사가 시작 됐다. 분주히 이것저것 묵은 청소를 끝내고 마무리로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를 돌리고 돌아 서는데 뾰족하니 봉긋한 장미 망울이 눈에 띠었다.

사월 어느 장날 장미 묘목 한그루를 사다 화분에 심고 정성껏 보살폈더니 봉우리가 딱 한 개 솟아난 것이다. 너무도 예쁘고 귀엽고 기특해 ‘어머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튼튼히 뿌리내려 살아 준 것 만으로도 고마웠는데 꽃까지 피워 주려 하다니!

나는 미련도 후회도 없이 한껏 피어나는 꽃 중의 꽃 징미를 정말 좋아한다. 신비의 선홍빛으로 겹겹이 서로를 껴안으며 강강수월래를 하는 듯 퍼지는 꽃잎을 보면 ‘안나 까레리나’가 그려지고 그 정염의 곤혹스런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빨려들어 가는 듯하다.

여중 3학년 오후 마지막 수업시간에 교정에 피어있는 장미꽃이 석양에 반사되어 불꽃처럼 타오르며 빛나고 있었다. 어찌나 환상적인 아름다움이었던지 가슴이 시렸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색색의 장미꽃과 그 향이 그리워져 N화원으로 향했다. 언제나처럼 환하게 웃으며 맞아 주는 그녀는 분홍빛 장미꽃이었다. 갖가지 꽃과 향에 취하며 일년치 만큼이나 되는 수다를 실컷 떨고 화초 몇 개를 골랐다. 화초를 사다가 분갈이를 해 여러 개로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녀는 거저 주다시피하며 받침까지 챙겨준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집으로 향하며 어린 아이들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고 화초가 좋아지면 늙었다는 증거라던데…. 나도? 피식 웃어본다.

가슴속에 담아온 장미향을 거실 가득히 뿌려놓고 분갈이를 한 화분을 자리를 잡아 놓고 보니 베란다가 제법 그득하다. 잔잔한 행복감이 가슴속으로부터 물결처럼 일렁인다. 어서 실하게 키워 내 좋아하는 이들에게 나눠 주어야지 행각하니 더더욱 뿌듯해진다.

때마침 TV에서 경쾌한 음악과 춤이 나온다. 이이돌 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혼자지만 신나고 재미있고 스트레스는 훠이훠이! 이제부터는 발랄한 음악이 나오면 무조건 춤을 추어야겠다. 운동되고 즐겁고 흉 볼 사람 없으니 내 멋에 겨워 즐겁고. 훗훗훗 이 얼마나 좋은가! 인생이 뭐 별건가. 이러한 것이 내 삶의 한 면이요, 인생의 장이 되겠지! 그리고 보니 오늘은 참으로 행복한 장밋빛 휴일이었다.

김기호 / 수필가,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고문
이상창 기자 / 입력 : 2012년 06월 27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