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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칼럼] 대진대는 왜 스스로 철학을 버리려 하는가?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2년 06월 09일
↑↑ 이희용 칼럼니스트, 포천신문 자문위원
ⓒ (주)포천신문사
대진대학교는 지난 1992년 3월에 경기북부에 유일한 4년제 종합대학교로 “풍요로운 물질문명으로부터 파생된 정신문화의 상대적 저질화와 인간성상실에 대응하여 해원상생의 민족적인 지도이념을 보편화 세계화한다”는 신념으로 설립하여 올해로 개교 20주년이 되었다.

이렇게 대진대학의 건학 이념은 우리나라의 고귀한 민족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해원상생이라는 것은 원한이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를 찾아 원한을 제거하여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자는 뜻으로, 남을 잘되게 하여 불공평한 사회제도 없게 하고 차별을 하지 않는 것이 이 대학의 설립취지이고, 이는 동양철학에 근본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본교 교수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명된 이근영 총장은 취임사를 통하여 “구성원간의 즐거운 소통을 통해 모든 교수와 직원이 해원상생의 정신으로 신명나는 일터가 되도록 노력해 나아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런데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5월 31일 “학력인구 감소에 따라 경쟁력이 낮은 일부 학과와 학부의 통폐합을 추진하게 됐다”며 “7개 학과 2개 학부를 통폐합하는 학사구조조정안의 초안을 마련하고, 향후 세부적인 조정안을 만들 계획”이라며 별안간 군사작전 같이 학과 통폐합 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고 한다.

다른 대학에서도 그랬듯이, 원래 학과 통폐합과 관련한 구조조정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신중하게 결정해도 후유증이 있어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자신이 소속한 학과가 없어지는 것을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며, 더군다나 군대에서 계급으로 명령을 하듯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던 소위원회가 제대로 협의를 하기도 전에, 학력인구 감소로 학과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재학생에게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궁색한 명문을 내세워,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집행을 강행하려고 했다면, 이것은 한마디로 아예 소통을 않으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학 측이 이런 방침을 통보하니, 42개 학부․학과 학생들은 본관 앞에서 통폐합 반대하는 시위를 했으며, 학사구조조정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서명을 벌였고, 학과의 존립자체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에 당사자인 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속상해 하며, 힘없고 가녀린 가슴을 쓸어내리며 질서 있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했다고 한다.

또한 교수협의회도 6월 4일 성명을 내고 “반드시 필요한 절차와 과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단지 구조조정 자체만을 위해서 진실을 호도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며…도대체 무슨 이유로 대학의 의사결정을 절차와 상식을 저버리고 졸속으로 진행해야 하는지의 이유를 대진 가족 전체에게 밝히지 않으면 바람직한 구조 조정은 합의할 수 없을 것… 다가오는 9월에 구조조정의 기준이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9개 학과와 학부는 다시 통폐합을 시도하겠다는 교무회의의 결정은 본부의 잘못된 처사에 대한 근본적인 해명이 될 수 없습니다.”라고 하며 원점에서 논의를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학은 순수하게 학문을 연구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회에 진출할 인재를 양성하는 우리사회에서 최고의 지성인이 활동하는 상아탑이라 한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청년들이 얼마나 올바른 제도를 배우고, 건강한 정신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학문을 탐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희망을 잉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민주적 절차를 지켜야 할 대학에서, 충분한 준비기간도 없이 본인이 선택한 전공이 바뀌는 일을 결정함에 있어, 공정성이 결여된 취업률이나 집행부의 필요에 의해서 가장 기본적인 절차마저 어기고 일방적인 결정으로 학생들의 의견이 무시된다면, 이는 대학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하물며 보기 드문 민족정신을 표방하며, 원한을 제거하고 함께 살아가자는 해원상생의 고귀한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한 민족사학에서, 구성원간의 소통으로 신명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총장 취임사의 잉크가 마르기전에, 학생들과 교수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통행으로 일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동안 기대를 모았던 모든 사람들의 실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문제를 야기 시킨 집행부는 지금이라도 남을 잘되게 하라는 고귀한 정신을 되살려, 물질만능의 시대에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가를 살필 수 있는 철학과를 비롯한 상생 가능한 학과와의 소통을 통해서, 학내 문제를 민주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하여 발전가능성 최우수대학이라는 명성을 반드시 되찾는 대진대학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희용 /
대진대학교 동양철학 박사과정, 시인, 연극연출가, 제3대 포천시예총회장, 광릉숲생태문학회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감사, 전 경기도예총부회장, 포천시수능시험장유치추진위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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